항만에 선박 정박해 있을 때
벙커C유 대신 '발전기' 가동
전력 사용 검침 방식도 개선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항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육상전원공급시설(AMP·Alternative Maritime Power supply) 확대를 추진한다.

인천항만공사는 해운·항만 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인천항 AMP 활성화 사업 추진 방안'을 최근 수립했다고 8일 밝혔다. AMP는 선박이 항만에 정박해 있을 때 벙커C유나 경유 대신 육상의 전기를 공급받아 발전기를 가동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항만 인프라다.

인천항 AMP 활성화 방안은 '국내 최초 고압 AMP 설치사업'을 비롯해 새 국제여객부두와 신항에 고압 AMP를 설치하고, 오래되고 낡은 저압 AMP 및 전력 사용량 검침 방식을 개선하는 게 뼈대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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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고압 AMP 설치사업은 오는 12월까지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 석탄하역부두에 고압 AMP 1개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인천항만공사, 인천시,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동발전 등은 지난 2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압이 440V 이상인 시설을 고압 AMP라고 하는데, 국내에는 아직 없다. 한국남동발전은 고압 AMP 설치와 관련해 선사 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선박에도 육상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 등은 북항 관리부두에 방제선박용 AMP를 설치하고, 그곳에 설치돼 있는 AMP 7개를 개선할 계획이다. '방제선박용 AMP 설치'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제 활동을 위해 방제선박을 북항 등으로 분산 배치하는 작업의 하나다.

인천항만공사와 한국전력공사는 'AMP 전력 사용량 검침 방식 개선사업'도 추진한다. 내항과 남항 등 인천항에 있는 저압 AMP 66개소에 계량기를 설치해 한국전력공사에서 직접 검침과 요금 부과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인천항만공사에서 전력 사용량 검침 및 요금 고지 업무를 하고 있다.

새 국제여객부두에 크루즈와 카페리용 고압 AMP를 설치하는 사업은 180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인천항만공사는 고압 AMP 3개를 설치할 계획으로, 이를 고려해 국제여객부두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항에 컨테이너 선박용 고압 AMP 2개를 설치하는 사업은 배후단지에 고압 변전소가 설치된 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 김영복 항만시설팀장은 "LA, 롱비치항 등 미주와 유럽의 선진 항만은 AMP 사용 비중이 70%에 달한다"며 "EU는 2025년까지 모든 항만에 AMP 설치를 의무화했다. 인천항에 AMP를 설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