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9일 오전부터 진행되는 한국의 대선 투표 상황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대선이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다는 점에 주목하며 한국이 정권교체를 이뤄낼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먼저 미국의 AP통신은 한국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개월간의 대선 기간을 거쳐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해 투표소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진보진영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언급하며 "보수주의자들은 문 후보 승리 시 북한이 이득을 보거나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 사이가 멀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유권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보수정권의 종식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무너뜨린 부패 스캔들 이전부터 보수정권이 경제 실패와 민주주의 훼손을 야기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국 CNN방송도 "한국이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을 대체하기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이 경제·부패·대북 관계에 대한 우려 속에서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해 투표소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또 많은 유권자가 한때 '국민 공주'로 알려졌던 박 전 대통령에게 크게 분노하고 있다며 이들은 투명한 정치를 위한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도 박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거대한 부패 스캔들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한국인들이 투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이번 대선이 경제적 불확실성과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치러진 만큼 그 과정이 긴밀히 주시된다"고 설명했다.

이 방송은 문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문 후보는 북한과의 관계를 아예 단절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북한과의 접촉을 늘리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한국인들이 새로운 지도자를 뽑기 위해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며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로 쫓겨난 이후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듯 보인다"고 묘사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사상 최고 수준의 투표율이 예상된다며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시민의식을 자극했고, 유권자들도 현 국가 상황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FT는 이날 당선된 차기 대통령은 정치기관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높은 청년실업률로 타격받은 경제를 일으켜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일본 매체들도 한국 대선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한국 새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시작됐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대선 투표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1만3천964개 투표소에서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대선의 사전 투표율이 높았다면서, 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한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정직한 대통령을 원한다", "국민만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한국 국민의 염원을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올해 초 부패와 권력남용 스캔들로 물러난 박 전 대통령의 후임을 선택하는 대통령선거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차기 대통령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