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 시의 한 터널에서 난 차량 화재로 숨진 어린이 11명이 다니던 유치원은 바로 인근에 있는 '위해중세한국국제학교'의 부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가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와 유학원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 등을 보면 2006년 중국 교육부 인가를 받아 문을 연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학제를 운영 중이다.

전교생 550여명, 교사가 1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며 한국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하는 한국부와 영어로 영미권의 교육과정을 교육하는 국제학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교육과정을 반영한 중국부도 신설했다.

학교 측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를 모두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현지 주재원 자녀를 비롯해 한국에서 혼자 유학온 학생들도 상당수 재학 중이다.

2015년에는 9천㎡ 규모의 2기 공사를 끝마치며 체육관과 기숙사, 이벤트홀까지 갖췄다.

기독교 정신 아래 '섬기는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교육이념으로 설립됐으며 '중세'라는 학교 이름도 '중국에서 세계로' 향하는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하지만 이 학교는 한국 교육부로 부터 '재외한국학교'로 정식 인가를 받은 학교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7월 한국 교육부에 인가 신청을 했지만 소유권이나 부채비율 등 다양한 걸림돌이 있어 2년 가까이 인가를 받지 못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재외한국학교로 인가를 받으려면 학교법인 이사회가 학교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하지만 이 학교는 개인 소유인데다 건물을 지으면서 부채도 많이 발생해 인가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재외국민교육법)은 재외국민을 교육하고자 교육부장관 승인을 얻어 외국에 설립하는 '한국학교'의 경우 설립·운영 주체를 법인 또는 단체로 한정하고 있다.

교육부의 다른 관계자는 "인가받은 재외한국학교는 한국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받고 한국 교육과정을 따르는데 이 학교는 '재외국민교육법상 미인가학교'"라며 "다만, 중국 정부에서 허가받을 때 외국인이 다니는 학교로 허가받은데다 한국인이 설립했므로 '한국국제학교'라는 이름을 쓰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

최근 중국에선 한국 유학생들이 늘어나며 이런 유형의 국제학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유학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 학교의 공식 홈페이지는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