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대통령의 사람들
그래픽/박성현·성옥희기자pssh0911@kyeongin.com

경기·인천 인사들 청와대 입성 관심
선대위 진두지휘 송영길 통일부 거론
정의당 심상정 노동부장관 후보 이름
캠프 살림살이 박정·특보 김태년 등
하마평 없지만 '승리 숨은공신' 눈길

서기석 헌재 재판관·양승태 대법원장
경남고 동문·법조계 관련 대표적 인물
오영호 호텔신라 사외이사, 靑서 인연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등 '경희대' 친분
추미애·김경수·기동민 '선대위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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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청와대 내각 인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겁다.

문 대통령의 당선 직후부터 SNS 등을 통해 새 정부 인선 관련 출처가 불분명한 각종 자료가 나돌고 있다. 10년 만에 보수에서 진보 진영으로 정권이 교체된 만큼 새 정부의 구성원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뜨겁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 때문에 최근 언론 상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하마평(下馬評)'이다. 하마평은 관직에 임명될 후보자나 인사이동에 대해 세상에 떠도는 소문이나 평판 등을 뜻하는 말이다. 과거 가마나 말 등이 상류층 사람들의 대표적 교통수단이었는데, 당시 교통 표지 중 하나가 '하마비'였다.

하마비에는 '모두 말에서 내리시오'라고 적혀 있었고, 그곳에서는 모두 내려 걸어 들어가야만 했다. 가마나 말에서 내린 주인이 없는 동안 가마꾼이나 마부들끼리 잡담을 나눴고, 그들의 주인은 대부분 고위급 인사가 많아 이야기의 중심도 자연히 출세나 진급 등 '자리'에 관계된 것이 많았다. 하마평은 바로 여기서 유래됐다는 분석이 높다.

# 경인 출신 하마평

경기·인천 지역과 관련이 있는 인사들 중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에는 누가 있을까.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는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전 교육감은 교육감 재직 시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무상교육과 혁신학교 정책을 펼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의 정책들은 현재 진보진영 교육 개혁 방향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 수립에도 김 전 교육감이 뒤에서 적극 설계했다는 후문이다. 4선의 설훈(부천원미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설 의원은 선대위에서 교육정책위원장을 맡아 김 전 교육감과 함께 정책 개발에 앞장섰으며, 교육위원장도 지낸 바 있어 내각에 진출하게 될 경우 정무 경험을 토대로 한 원만한 협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행정자치부 장관에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인사제도비서관, 인사관리비서관, 인사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재선의 박남춘(인천 남동갑) 의원과 초선의 김두관(김포갑) 의원이 거론된다.

대표적 친문(친문재인)계 인사인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직을 맡아 정부와의 주요 정책 결정 등의 경험을 풍부하게 쌓고 있으며, 김 의원은 마을 이장과 군수를 거쳐 경남지사를 역임하는 등 입지전적인 인물로 지방자치에 정통하다는 평가다. 특히 김 의원은 이미 행자부 장관의 경험이 한 차례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통일부 장관에는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선대위를 이끈 4선의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인천시장 출신으로 4선을 지낸 그는 지난해 당 대표 선거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이번 대선 과정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아 캠프 전체를 진두지휘하며 대선 승리에 일조, 자신의 당내 입지 역시 확고히 다졌다는 분석이다.

당 안팎에선 '중국통'으로도 꼽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985년 대우자동차노조 파업을 주동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노동운동가 출신이지만 18대 국회부터 내리 3선을 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19대 국회 환노위 간사에 이어 20대 국회 환노위원장을 맡아 노동 분야의 전문성을 쌓고 있다. 후보 선대위에서도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과 환경노동정책위원장을 맡아 일자리와 노동정책을 앞장서서 이끌어왔다.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경쟁했던 심상정(고양갑) 정의당 상임대표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심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내세우며 가장 수준 높은 개혁 노동 정책을 내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남녀 동수 내각 구성 노력'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심 대표가 '여성'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내각 구성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자리 중 하나인 법무부 장관에는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전해철(안산 상록을) 의원이 오르내리고 있다. '원조 3철' 중 한 명으로 변호사 출신인 그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인 최측근 인사다.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와 2소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등 국가 최고의 사정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감시·견제에 앞장섰다는 평가다. 사법개혁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군기 전 의원은 국가안보실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백 전 의원은 전남 장성 태생으로, 육군 3야전사령관을 지낸 뒤 예편(대장)한 군인 출신 인사다.

19대 국회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용인 기흥을 지역의 지역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센터장으로 활동 중이다.

# 경인 출신 숨은 공신들

청와대 입성을 위한 하마평에 오르내리진 않지만, 경인 지역 출신 인사 중 이번 문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숨은 공신들도 상당수다.

송영길 의원이 총괄본부장으로 당 안팎에서 선대위를 진두지휘했다면 선대위 내부 살림(?)은 선대위 총괄부본부장으로 활약한 박정(파주을) 의원이 사실상 도맡았다.

그는 후보 비서실, 종합상황본부 등과 함께 수시로 현안 점검에 앞장섰으며 특히 선대위 내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에 주력, 매머드급 선대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데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박광온(수원정)·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의 '투톱 공보 체제'도 빛을 발했다. 공동 공보단장을 맡은 두 사람은 '언론 프렌들리(press friendly, 언론 친화)'를 표방하며 문 대통령의 '이미지메이킹' 노력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당시 문 후보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박 의원은 이번에도 당내 경선과정에서부터 수석대변인으로 활약하며 경선 승리에 기여했다. 선대위에서도 공보단을 이끌며 대선 시작부터 끝까지 줄곧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당 수석대변인으로 본선 선대위 구성 당시 합류한 윤 단장은 촌철살인의 말과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 최전방(?)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여 건의 논평을 쏟아내는 등 혈투에 가까운 대선판에서 적극적으로 공세에 가담했다.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유은혜(고양병) 의원 역시 공식 선거운동기간 동안 매일 아침 후보의 유세 기조 일정을 브리핑하고, 각종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해 내는 등 선거 막바지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으로 활약한 김태년(성남수정) 의원의 활약도 눈부셨다. 그는 정무·안보·교육·국가균형발전·문화예술특보 등 선대위 내 여러 분야의 특보단을 총괄하는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더욱이 선거 중반 '양강체제'가 형성되며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그는 안 후보의 아내인 김미경 교수 특혜 채용 의혹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저격수' 노릇을 충실히 수행했다.

참여정부 당시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인연을 맺은 권칠승(화성병) 의원도 경기선대본부장을 맡아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 표심을 확보하는 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 경남고·경희대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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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경남고 동문 및 법조계 연관 인사로는 서기석 헌재 재판관과 양승태 대법원장, 최경림 주 제네바 대사, 왕정홍 감사원 감사위원 등이 대표적이다.

차관·장관급 관료는 사법부, 독립기구, 입법부, 행정부 지방직 관료가 모두 포함되며 서 재판관은 독립기구(장관급),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장관급), 최 대사(차관급)와 왕 위원(차관급)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분류된다.

서 재판관은 1953년 2월 경남 함양 출생으로, 1953년 1월생인 문 대통령과 동갑이지만 문 대통령보다는 3회 늦은 경남고 28회 졸업생이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제21회 사법시험 합격 후 11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서 재판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한 보수 성향의 헌법재판관으로 분류된다.

양 대법원장은 1948년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 20회 졸업생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70년 제1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2005~2011년 대법원 대법관, 2009~2011년 제16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그는 2011년 9월부터 제15대 대법원 수장인 대법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최 대사는 1958년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 졸업 후 서울대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이후 1982년 제16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통상부 소속으로 주 브라질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2013~2015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통상차관보실 차관보 등을 지냈다.

지난 2015년부터 주 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로 있으며 지난달부터 WTO 상품무역이사회 의장으로 역임 중이다. 왕 감사위원은 1958년 함안 출생으로 경남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지금까지 감사원에서 공보관, 감사교육원 원장, 기획조정실 실장 등을 지냈고 2014년 5월부터 감사위원을 맡고 있다.

재계에서도 참여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사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경남고 출신의 경우 GS그룹 인사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고등학교 4회 선배인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동기인 우상룡 GS건설 사장, 하영봉 GS에너지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조효제 GS에너지 부사장 등이 모두 경남고 동문이다.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사장(24회)과 임형규 SK텔레콤 부회장(26회), 정철길 SK이노베이션 고문(27회) 등도 경남고 출신 인맥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근무 시절 함께 호흡했던 인사 중 삼성 소속으로는 호텔신라 오영호, 삼성증권 이승우 사외이사가 꼽힌다. 오 사외이사는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 시절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으로서 짧게나마 함께 근무했다.

호텔신라와 함께 SK케미칼 사외이사도 겸직 중이다. 이 사외이사는 비서실장일 때 경제정책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함께 했다. LG 윤대희 사외이사는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낼 때 모두 경제정책비서관으로 청와대에 근무했다.

현대차 이병국(경제정책비서실 행정관), SK가스 김태유(정보과학기술 수석보좌관), 두산건설 김영주(경제정책수석비서관), CJ대한통운 윤영선(비서실 행정관) 사외이사는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지낼 때 청와대에서 근무했으며 하림홀딩스 윤승용 사외이사는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 재임 당시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으로 활약한 바 있어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경희대 출신 재계 인맥도 상당수다. 경희대 총동문회 회장을 역임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경우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문 대통령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상당한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 최평규 S&T그룹 회장, 양호철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증권 한국지점 회장,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문주현 엠디엠 회장, 하병호 현대백화점 상근고문,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고문 등도 경희대 출신이다.

이밖에 노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이상호 우리들제약 이사장과 문용식 아프리카TV 전 사장 등도 문 대통령의 대표적 재계 인맥으로 꼽힌다.

# 선대위 공신

현재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매머드급' 선대위에서 활약한 인물부터 기존 경남고·경희대 인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5년 전 대선에서는 '후보만 보인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당시의 비판을 거울삼아 당선인과 당이 하나로 뭉쳤다는 평가다.

추미애 당 대표는 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당내 경선이 끝난 직후 선대위 인선을 놓고 일었던 마찰을 서둘러 수습하고 신속하게 선대위 체제로 전환해 원활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최전방에 섰다.

이석현·박병석·김상곤·김효석·우상호·권인숙·이다혜·이미경·김진표·김두관 공동선대위원장 등은 선대위 수뇌부로서 고비마다 큰 흐름을 잡고 선거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으며, 당내 경선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운 박영선 의원과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진영 의원도 모두 공동선대위원장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역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에서 '어른' 역할을 자처했으며, 국무총리 출신의 이해찬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김민석 전 의원은 종합상황본부 본부장을 맡아 후보의 동선을 꼼꼼하게 챙기며 승리에 일조했고 전병헌 전략본부장, 노영민·문학진·김영록 조직본부장 등도 맹활약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호남의 '반문(문재인)' 정서를 돌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신경민 의원은 방송콘텐츠 공동본부장으로, 진성준 전 의원은 부본부장으로 TV토론 등에서 안정감 있는 당선인의 이미지를 쌓는 데 주력했다. 노웅래 의원은 유세본부장으로 각종 유세 현장을 지휘했다.

특히 본선에 앞서 당내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경쟁 후보 캠프의 핵심인사들을 비롯해 '비문계' 의원들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임종석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은 선대위에서도 비서실장 역할을 도맡았다. 초반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가 조기에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은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경북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에 나섰다.

참여정부 시절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의원은 당내 경선 기간부터 문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활약한 데 이어, 대선 본선 기간에는 문 대통령을 24시간 밀착수행하며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다.

유세 현장에서 단상 밑의 지지자와 악수를 하는 당선인이 다치지 않게 허리춤을 잡고 보호해 '안전벨트'라는 별명을 얻은 기동민 의원도 당내 경선에서는 안 지사의 비서실장이었지만 본선에서 문 대통령의 수행실장으로 그림자 마크를 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