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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넷마블게임즈(주)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권영식 대표 등 임직원들이 축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1위 모바일 게임회사 넷마블게임즈(넷마블)가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넷마블은 이날 공모가 15만7천원보다 높은 16만5천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17만1천500원까지 올랐다가 차익실현 매물의 압박에 결국 시초가보다 1.8% 하락한 16만2천원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635만여주에 달했다.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3조7천263억원이었다. 이날 4.62%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7조6천971억원으로 쪼그라든 엔씨소프트를 가볍게 제치고 '게임 대장주'로 등극했다.

넷마블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20위다. LG전자(13조2천882억원), 삼성화재(13조1천228억원), 하나금융지주(12조4천765억원) 등을 앞질러 초대형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의결권이 없는 삼성전자 우선주(35조3천307억원)를 포함한 한국거래소 공식 시가총액은 21위다.

앞서 넷마블은 1천695만3천612주를 신주로 공모해 2조6천617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달 25∼26일 공모주 청약에서는 29.17대 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체 발행 주식 중 20.7%만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통되는 점, 시장 관심이 집중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상장 초반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넷마블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은 모바일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이다.

2011년 CJ게임즈로 설립된 넷마블은 이듬해 모바일 사업본부를 출범해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4년 CJ그룹에서 독립하고, CJ E&M으로부터 양도받은 CJ넷마블을 합병해 넷마블을 출범했다. 2015년에는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했다.

넷마블은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 출시하는 모바일 게임마다 '대박'을 냈다. 베스트셀러를 만들고 이를 스테디셀러로 유지하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특히 작년 12월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03년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온라인 PC 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로 옮긴 역대 최고 히트작이다.

이 게임 매출은 출시 2주 만에 1천억원, 한 달 만에 2천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하반기 중국과 일본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성장세는 동종 업계에서 단연 돋보였다.

지난 2014∼2016년 100%를 웃도는 연평균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해외에서 50%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났다.

작년에는 연결기준 1조5천억원의 매출과 2천9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율은 26.7%에 달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 덕분에 올해 3월 중국 텐센트와 넷이즈에 이어 월 매출 세계 3위의 모바일 게임사에 오르기도 했다. 핀란드 슈퍼셀과 미국 엑티비전블리자드를 따돌린 쾌거였다.

넷마블의 주가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한화투자증권은 17만5천원, 메리츠종금증권은 18만원, 하이투자증권은 18만2천원, 미래에셋대우증권은 20만원의 목표주가를 각각 제시했다.

증권사들이 공모주 청약 전부터 목표가를 내놓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상장일에 가까워질수록 목표가가 상승한 것도 눈에 띄었다.

증권사들은 넷마블이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 투자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등 수급 환경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드 갈등'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출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리니지2 레볼루션을 12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재분류한 최근 당국 결정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게임업계는 넷마블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넷마블은 공모자금 중 8천97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500억원을 연구·개발에, 1조6천850억원을 인수·합병(M&A)에 각각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M&A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올해 창출할 현금까지 더하면 2조5천억원 정도 자금이 생긴다"며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개발사를 M&A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조5천억원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면 5조원까지 쓸 수 있다"며 "넷마블과 시너지를 낼 만한 좋은 개발사가 있으면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작년 12월 북미 게임 개발 조직인 카밤 벤쿠버 스튜디오를 약 8천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당시까지 국내 게임업계의 역대 최대 M&A였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외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M&A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