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푸른 바다, 선명하게 보이는 인천대교
인천 도심의 하늘이 쾌청한 날씨를 보인 15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 야외정원에서 인천대교가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이날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수준을 나타내며 전국 대부분 쾌청한 날씨를 보였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백령도 뿌연 날, 도심도 영향
"中 요인 근본 차단을" 여론
靑 "종합대책 갖고 논의할것"


문재인 대통령이 '노후 화력발전소 일시 가동중단'이라는 미세먼지 감축 대책을 15일 전격 발표한 가운데 더 근본적인 처방은 '중국발(發) 미세먼지 차단'에 있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 '미세먼지 바로 알기 교실'을 찾은 뒤 '3호 업무지시'를 내리고, 올 6월 한 달 동안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 8곳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는 3~6월 4개월간 가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은정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국 초·중·고교 1만1천 곳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대부분은 중국 쪽에서 넘어오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문재인 대통령 발표 직후 SNS에는 미세먼지의 주범은 '화력발전소'가 아니라 '중국'이라고 지적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또한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최악의 미세먼지에 시달린 최근 1개월간 중국과 가까운 인천 옹진군 백령도 미세먼지 수준과 인천 내륙 수준을 비교해보면, 중국이 한반도 미세먼지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추정할 수 있다.

백령도는 공장 같은 대기오염 요인이 희박한 청정 섬지역이다. 백령도에 미세먼지가 짙은 날은 중국이 주요 원인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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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백령도에 환경부 기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81~150㎍/㎥) 수준을 넘어선 날은 총 7일이다. 같은 기간 인천시청 소재지가 있는 남동구 구월동의 미세먼지 농도 '나쁨' 일수는 총 9일이었다. 백령도가 나쁘면 어김없이 인천 도심 지역도 나쁘다는 등식이 성립됐다. ┃표 참조

특히 백령도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의 수준이던 5월 6일(195㎍/㎥)과 5월 8일(199㎍/㎥)에는 인천 구월동도 마찬가지로 각각 230㎍/㎥와 170㎍/㎥를 기록하며 가장 나쁜 수준을 보였다. 반면 비교적 쾌청한 날씨를 보인 5월 15일은 백령도 미세먼지 농도가 47㎍/㎥로 낮았고, 구월동도 50㎍/㎥에 불과했다.

미세먼지 문제를 다루는 대형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회원들은 매일 백령도 미세먼지 수준을 공유하면서 국내 유입 여부를 예측할 정도로 백령도 상황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아직 중국에서 한반도로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이 얼마나 넘어오고 있는지 정확히 연구되고 있지는 않다. 미세먼지 감축 대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중국발 미세먼지'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발표에 중국 관련 대책이 빠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중국 요인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종합대책을 갖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