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먼지 매뉴얼' 없는 수원 황구지천 토목공사현장

맨땅 도로·덮개 없는 토사 '먼지지옥'

15일 수원시 고색동~장지동 일원에서 '황구지천(2지구) 하천환경 조성사업'을 시행하면서 비산먼지 관리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승합차가 먼지를 날리며 황구지천 공사현장을 지나는 모습. /임열수기자 [e-mail]

 

통행로 살수·방진절차 무시
인근지역 농민들 고통 호소
'관리 감독' 감리사·경기도
"법적 의무 준수 문제 없다"

경기도가 비산먼지가 날리는 토목공사를 진행하면서 환경부의 비산먼지 관리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현장 인근 지역 농민들이 야외활동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도는 법적으로 문제없다며 주민 불편을 묵인하는 모양새다.

15일 도에 따르면 도는 341억원을 들여 지난 2013년 7월 8일부터 수원시 고색동~장지동 일원에서 '황구지천(2지구) 하천환경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2㎞ 구간이며 인근 농경지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수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인근 지역 농민들이 공사장에서 날아드는 먼지 탓에 농사 등 야외활동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공사현장에서 비산먼지가 다량 발생하는 데다, 덤프트럭 등 수송차량이 이동할 때마다 먼지들이 농경지로 넘어온다는 것이다.

화성시 배양동의 김모(70)씨는 "한창 농사일이 바빠지는 시기에 공사장에서 날아드는 먼지 때문에 얼굴을 온통 감싸고 일을 하고 있다"며 "다른 공사현장은 땅에 물도 수시로 뿌리고 천막도 쳐 놓는데 이곳은 비산먼지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공사현장 내 트럭들은 먼지를 일으켰고 싣기·내리기 작업 과정에서 방진 조치가 없었다. 교량공사 현장에는 방진막 설치도 안돼 있었다.

환경부의 '비산먼지 관리 매뉴얼'은 사업장 내부 및 외부 차량 통행로는 주기적으로 살수해 상시 젖어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야적 토사에는 덮개를 설치하도록 돼 있으며 싣기·내리기 작업시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충분한 살수 작업을 하도록 돼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감리사와 도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감리사 관계자는 "원래 도로나 하천 등의 공사는 방진막 설치 등은 하지 않는다. 세륜시설 등으로 필수적인 조치는 하고 있으며 법적 의무사항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서 불편 민원이 들어온 바 없으며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도 원만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비산먼지에 대한 조치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전시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