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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인천항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세월호의 행적을 따라 걷는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인 4·16 희망순례단이 15일 오후 인천 연안부두 상트페테르부르크광장에서 도보순례를 시작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종교·문화계인사등 70명
팽목항까지 53일간 행진

'순직 차별' 기간제 교사
文대통령 인정 절차 지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인천항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세월호의 행적을 따라 걷는 도보순례가 15일 인천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이날 오후 2시께 인천 연안부두 상트페테르부르크광장에서 '4·16 순례길' 출발식을 열고 53일간의 도보순례에 나섰다. 이날 출발식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대한불교조계종 도법스님 등 순례길 참가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순례단은 세월호가 출발한 인천 연안부두부터 팽목항까지 총 809㎞를 걷는다. 순례단은 이날 인천을 시작으로 안산~평택~태안~군산~고창~목포~진도 등을 거쳐 7월 6일 팽목항에 도착한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일반시민들과 종교·문화계 인사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지난해 7월 순례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지금의 길을 기획했다.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권진택 목사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모든 생명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희망한다"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순례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출발식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석해 순례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단원고 희생자 신호성 학생의 어머니 정부자(49)씨는 "아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유가족으로서 희망찬 세상을 위해 이 사회에 열심히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일반인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장 전태호(42)씨는 "잊지 않고 모두 이렇게 동참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순례길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故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담임교사로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4층 선실로 내려갔다가 희생됐으나, 정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