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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아트플랫폼

'생명·죽음·無' 역설적 상황 영상편집
3개월 활동정리 전시회 26일까지 진행
"한국 프로게임사업관련 작품화 계획"


지난 3월부터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로 활동 중인 핀란드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티모 라이트(Timo Wright) 작가가 이달 27일이면 활동을 마친다.

티모 라이트 작가는 한국이라는 나라 인천이라는 도시에서의 지난 3개월 동안의 경험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했고, 또 작품 활동에 있어서도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활동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로 머물며 보낸 시간이 유익한 시간으로 기억될 거라고 했다. 작가는 어떤 날은 한 가지 생각에만 집중해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또 온종일 책을 보는데 시간을 쓰기도 했다.

그는 "어떤 날에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돌아보면 결국 그 시간이 모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데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나름의 평가를 내렸다.

티모 라이트 작가가 한국에 온 이유는 오래된 전통문화와 첨단 디지털 기술과 문화가 혼재된 한국이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껴서였다고 한다.

그는 평소 '디지털화'라는 현상이 인간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상대방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또 계속 앞만 보고 전진하는 이 시대에 전통이 차지하는 위치가 어디쯤인지도 궁금했다.

그는 "그런데 한국 사람은 온라인 접속률이 매우 높고 무척 디지털화한 나라인 동시에 전통적인 면모 또한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태를 경험해 보고 싶었고, 이런 관점에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작업을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3개월간 인천에서 머물며 자신의 활동을 정리하는 '엑스 니힐로(Ex Nihilo)' 전시를 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에서 26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전시된 11분 남짓 길이의 3채널 영상 설치 작품은 노르웨이와 북극 사이에 있는 '세계씨앗은행'과 한국의 카이스트에서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 미국 오리건 주에 있는 인간의 두뇌를 냉동 보관하는 시설 등 3곳의 영상을 편집해 만든 작품이다.

작품 제목은 '무(無)로부터', '무(無)의', '무(無)에서'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라틴어다. 그는 인간의 생명과 우주 자체가 무(無)에서 출발했지만, 인간은 죽음에 대항하려 뇌와 씨앗을 보관하고 로봇을 만드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E-스포츠라 불리는 한국의 프로게임 산업에 대해서도 연구와 조사를 진행해왔고, 이를 작품으로 완성할 계획"이라며 "한국에서 전시할 기회가 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