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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수원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수원시청 역도훈련장에서 서정미가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적지 않은 나이에도 기량 상승세
한국 신기록·국제대회 입상 목표
"한계극복 후배들에 보여주고파"


"(수원시청에서)현역으로 40살까지 하고 싶다."

지난 4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2017 전국실업역도선수권 여자 58㎏급에서 3관왕을 차지한 서정미(수원시청)의 바람이다.

사실 서정미는 역도가 아닌 태권도 선수를 꿈꿨었다.

울산에서 태어난 서정미는 초등학교때 태권도 선수 생활을 했지만 중학교 입학을 일주일 남기고 돌연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당시만 해도 서정미는 다시는 선수 생활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진장중학교에 입학한 서정미는 우연한 기회에 역도 선수로 발탁됐다. 그것도 진장중 1호 체육 특기생으로 역도를 시작했다.

서정미는 "당시에는 코치님과 영화도 보고 맛 있는 것도 먹으면서 운동은 많이 하지 않았다. 역도장이 없어서 웨이트 정도만 하는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운동을 시작한지 5개월 정도 지났을때 바벨을 처음 잡았는데 봉조차도 들지 못했다. 이래서 내가 선수로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에 빠진 서정미가 역도 선수로서 열정을 갖게 된 건 다른 학교에서 운동을 하는 또래 선수들을 보면서다.

서정미는 "당시 지도해 주시던 허준 코치님이 다른 학교 학생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셨고 제가 당시 했던 것 처럼 빈봉을 들고 운동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열심히 하면 나도 대회에서 메달을 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부터는 역도가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진장중학교와 울산 삼일여고를 거쳐 한국체대를 졸업한 서정미는 경남도청에서 2년간 활약한 후 지난해 수원시청으로 옮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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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미가 손목에 붕대를 감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서정미가 수원시청을 선택하게 된 건 수원시청 역도 감독을 맡고 있는 윤석천씨의 영향이 컸다.

보통 선수와 감독의 관계는 불편하고 어려운 사이지만 서정미는 윤 감독을 '아빠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서정미는 "수원시청에 입단하기 전에는 국내 대회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입단한 후부터는 국제 무대에 눈높이를 맞추고 훈련을 하고 있다. 윤 감독님과 김미애 코치가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고 항상 힘을 북돋아 준다. 이런 환경이 역도에 대한 열정을 더욱 커지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서정미는 "여자 역도 선수는 27살 이후부터 기량이 하향세를 보이는데 윤 감독님과 김 코치님의 지도로 기록이 늘고 있다.'도전하자'라는 정신력이 없었는데 생겼다"고 말했다.

서정미는 세계대회에서 입상이라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오는 7월 전남 완도에서 열리는 전국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신기록 작성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태릉에 들어가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 선수권대회에 나가서 입상하는 게 목표다. 나는 다른 역도선수들보다 기량도 낮고 근력도 약하다. 이런 여건에서도 훈련으로 기량을 키워 메달을 따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