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우리나라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16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왕이 나올지 여부다.

1977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단 두 명에게만 두 자릿수 득점을 허용했다.

아다일톤 마르틴스 볼산(브라질)과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가 그 주인공이다.

볼산은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10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로는 첫 두자릿 수 득점왕이었다.

참가국이 16개팀에서 24개팀으로 늘어나면서 경기 수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당시 볼산의 득점력은 폭발적이었다.

브라질은 1997년 대회 8강에서 탈락했다. 8강까지 치른 경기는 단 5경기, 볼산은 경기당 평균 2골을 터뜨린 것이다.

한국도 볼산에 생각하기 싫은 희생양이 됐다.

브라질과 한국은 같은 조에 속했고 조별리그 3차전에서 대결했다. 10-3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로 브라질에 패했다.

이 경기에서 볼산은 무려 6골을 집어넣었다.

그것도 단 39분 만이었다. 볼산은 앞서 프랑스와 1차전에서 1골(3-0 승), 남아공과 2차전에서는 2골(2-0 승)을 넣은 상황이었다.

브라질은 3일 후 열린 벨기에와 16강에서는 10-0으로 대파했다. 볼산은 이 경기에서도 1골을 더 넣어 10골을 채웠다.

브라질은 그러나 8강에서 아르헨티나에 0-2로 패하면서 짐을 쌌다.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볼산의 10골은 4년 뒤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에 의해 깨졌다.

사비올라는 결승에서 가나를 3-0으로 꺾고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결승까지 총 7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린 것이다.

조별리그 2차전 핀란드와 경기(7-1 승)에서 해트트릭을 했고, 자메이카와 3차전(5-1 승)에서는 2골을 넣었다.

중국과 16강(2-1 승)을 건너뛴 사비올라는 8강(프랑스 3-1)과 4강(파라과이 5-0)에서 각각 2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결승에서도 추가골을 넣으며 11골을 완성했다.

당시 리버 플레이트(아르헨티나) 소속이었던 그는 대회가 끝난 뒤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영입됐다.

2007년부터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도 뛰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후 그는 벤피카(포르투갈), 말리가(스페인), 올림피아코스(그리스), 베로나(이탈리아) 등을 돌다가 친정팀 리버플레이트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이후에는 가나 도미니크 아디야의 8골이 최다였다. 각 팀의 수비가 크게 보강되면서 대량 득점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 볼산과 사비올라에 이어 사상 세 번째 두 자릿수 득점왕이 나올지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