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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릭아트

민주주의가 살갑게 곁에 다가와 있다. 사는 맛이 난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런 날에 5·18을 맞이한 사람들은 오랜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가슴으로 불렀다. 서점가도 5·18을 추모했다.

한 때 몇몇 사람들이 깊은 밤 고요한 가운데 읽던 책이 증보판으로 발간돼 서점 한가운데 놓였다. 지난 5·18 관련 소설을 다룬 비평서와 전남대학교병원의 의료활동집도 만날 수 있다.

왜곡된 진실 바로잡기 추가 증보판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주항쟁의 기록, 전면증보판┃황석영 이재의 전용호 지음.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엮음. 창비 펴냄. 604쪽. 2만8천원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32년 전 '폭도들의 무장난동'으로 왜곡된 광주 5월 민주항쟁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쓰였던 책의 증보판이다. 초판은 320면이었는데 이번 증보판은 그간의 5·18청문회와 재판, 특별법 제정 등에 따른 진상 조사와 연구를 토대로 추가자료를 정리해 600면이 넘었다.

항쟁에 참여했던 광주시민의 시각과 증언을 온전히 담으려고 노력했고, 역사적·법률적 성격을 규명하는 데도 애썼다. 또한 항쟁의 당사자 외에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내외신기자들의 증언과 기사 등을 통해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기술하고자 했다.



'5월 광주' 소설들 분석한 연구서

■ 남은 자들의 말┃전성욱 지음. 오월의봄 펴냄. 384쪽. 2만2천원

남은 자들의 말
문학평론가 전성욱이 5·18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소설들을 분석한 연구서다. 저자는 5월 광주를 그린 소설을 크게 '재현의 기획'과 '표현의 기획'으로 나눈다. 재현의 기획은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숭고한 희생에 대한 비장한 감수성에 바탕을 둔다.

가해의 난폭함을 폭로하고 희생은 신화가 된다. 임철우의 대하소설 '봄날'이 재현에 무게를 둔 대표적 작품이라면 정찬의 '광야'는 표현의 기획에 속한다.

역사적 실체를 언어로 재현할 수 있는지 회의하면서도 진실을 표현하려는 열망을 드러낸다.  

 


당시 의료활동 첫책 긴박함 생생히

■ 5·18 10일간의 야전병원 - 전남대학교병원 5·18민주화운동 의료활동집┃노성만 지음. 전남대학교병원 펴냄. 216쪽. 1만2천원


10일간의 야전병원
5·18 의료활동에 관한 첫 책이다.

당시 의료활동에 참여했던 고 조영국 전 전남대병원장, 노성만 전 전남대총장 등 의료진 28명의 증언을 담았다. 병원에 실려 온 참혹한 사상자들의 모습과 계엄군의 병원에 대한 무차별 사격, 밤낮없이 진행되는 초응급수술, 시민들의 헌혈대열 등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출판기념식이 열리던 날 윤택림 병원장은 "이 책이 5·18 진실규명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며 "당시 참혹한 상황 속에서 분노, 절망, 두려움 등을 억누르며 단 한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기위해 최선을 다한 선배의료진의 참의료 정신이 후대에도 많은 교훈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