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압박에 놀거리 시큰둥
"휴강 했는데 공부나…"
취업지원센터 등 발길도
학교·총학생회 '고육지책'
진로상담등 관련프로 운영
먹거리부스 보다 반응 좋아
18일 축제 마지막 날을 맞은 명지대학교 용인캠퍼스. 학생회관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자유로에 바이킹과 먹거리 부스 등이 즐비했지만, 점심시간 한때 학생들이 몰렸을 뿐 대체로 한산했다. 부스마다 학생들이 북적이며 축제를 만끽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풍경이었다.
자유로를 통해 도서관으로 향하던 기계공학과 김모(26)씨는 "졸업을 해도 취업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웃고 떠드는 축제에 참여할 생각도 없고 축제장을 봐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며 "취업 걱정을 하는 학생들은 축제에 대한 설렘은 남의 나라 얘기"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역시 축제가 열린 단국대 죽전캠퍼스는 학생회관 앞 축제장에 500여명 가량의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축제에 시큰둥한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영문과 4학년 한모(22·여)씨는 "1학년 때부터 축제에 관심이 없었다"며 "오후 1시부터 휴강을 했는데 과제나 공부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도서관에 가던 길"이라며 묵묵히 축제장을 지나쳤다.
대학가는 5월을 맞아 축제가 한창이지만, 심각해지는 취업난 탓에 이처럼 축제를 외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때문에 축제장은 예전보다 썰렁해 졌고, 축제기간에도 도서관과 취업지원센터 등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명지대와 단국대 도서관에도 바깥의 축제장은 '딴 나라 얘기'라는 듯 취업준비와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이 넘쳐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학과 총학생회 측은 축제장에 진로상담 등 취업관련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며 학생들 붙잡기에 나섰다.
대학생들 상당수는 축제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취업에 대한 '불안함'을 꼽았다. 경기대 회계세무학과 3학년 박모(24) 군은 "취업을 위해 토익, 전산회계, 전산세무 등 각종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데 이런 준비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정말 바쁘다"며 "이렇게 준비해도 취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자연캠퍼스 경력개발팀 정석애 팀장은 "취업난 탓에 축제기간에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취업준비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 해소 등 적절한 자기관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