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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이 27일 오전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에서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마지막 3국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구글 제공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현존 바둑 최강자 커제 9단(세계·중국랭킹 1위)에 3전 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인터넷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최종 3국에서 커제 9단을 209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이번 커제 9단과의 대결에서 단 한 번도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알파고는 지난 23일 1국에서는 커제 9단을 289수 만에 백 1집 반으로 꺾었고, 25일 2국에서는 15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커제 9단은 자신의 바람대로 백번을 잡고 인간의 자존심을 건 마지막 3국에서 나섰다. 커제 9단은 세계대회 본선에서 백을 잡았을 때 승률이 81%에 달할 정도로 백번에 강하다.

커제 9단은 자신의 기풍대로 공격적인 바둑을 펼쳤지만 알파고의 두터움에 번번이 가로막힌 채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그는 초반 양화점으로 침착하게 출발했으나 우하귀 흑진에 침입했다가 알파고의 두터운 응수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좌변 접전에서도 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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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이 27일 오전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에서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마지막 3국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구글 제공

우변에서 집을 챙기며 힘겹게 형세의 균형을 이뤘으나 상변 전투에서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

커제 9단은 알파고의 상변 흑집에 뛰어들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으나 알파고의 완벽한 수비에 큰집을 허용하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인 커제는 형세를 뒤집기 위해 중앙 끝내기에서 무리수를 연발했으나 알파고가 하변에서 중앙으로 커제의 흑대마를 포획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커제는 4시간에 가까운 접전 끝에 체념하며 돌을 던지고 말았다. 특히 커제는 대국 중 눈물을 보이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국의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7억원)은 알파고에게 돌아갔다. 커제 9단은 30만 달러(약 3억4천만원)의 대국료만 받는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인간 바둑 대표'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때 이세돌 9단 거둔 '1승'은 지금까지 인간이 알파고에게서 따낸 유일무이한 승리다.

/양형종 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