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은 모텔에서 자는데, 교육청은 호텔을 사용하네요."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 충남 아산시에서 만난 한 지도자의 푸념이다.
이번 대회에는 경기지역 학생 선수 893명이 35개 종목에 출전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펼치고 있다. 학생 선수들은 대회기간 종목 지도자·담당 교수와 함께 숙박을 하며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대회가 열리기 전 각 가맹경기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유해업소에 청소년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유흥업소 밀집 지역을 피해서 숙소를 잡아 줄 것을 요청했었다.
또 도교육청은 대회기간 동안 종목별 주축학교 지도교사와 경기단체 관계자로 안전담당관을 편성해 숙박시설 점검들을 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유해업소에 청소년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학생 선수들은 1인당 4만원으로 책정돼 있는 적은 숙박예산으로 인해 도심외곽에 있는 펜션이나 호텔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학생들을 관리하고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온양역 부근 유명호텔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지도자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한 지도자는 "도교육청에서는 인근에 유해업소가 있는지 여부와 일정 종료 후 학생 및 외부인의 출입을 파악할 시설이 있는지 점검하라고 하는데 모텔을 이용하면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관리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 줘서 도교육청 관계자들 처럼 호텔생활을 시켜 주면 쉽게 해결될 문제인데 예산은 지원해 주지 않고 규제만 하려고 하는 거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자녀를 응원 왔다는 김모(48)씨도 "선생님들은 온천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을 사용하면서 학생 선수들 예산지원 항목에는 운동 후 목욕탕 가는 예산조차 책정되어 있지 않다"며 "대한체육회에서 운영하는 대회라고 체육회에만 예산을 맡길게 아니라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도교육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예산을 지원해주면서 현장 여건에 맞는 대책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종목별로 숙소를 예약하다 보니 통제가 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접근성을 가장 중요시해서 숙소를 예약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다음 대회부터는 개선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아산/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