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송림동의 한 주상복합 시설이 입주 예정일로부터 2년이 지나도록 건축공사를 완성하지 못해 수분양자들의 피해가 크다. 사업 시행자는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지 않는 등 불법으로 분양했지만 관할 구청의 조치는 뒤늦게 이뤄졌고, 수분양자들은 피해구제가 막막해 애만 태우고 있다.

29일 동구에 따르면 연수구 소재 A건설사는 동구 송림동의 한 일반상업지역에 지난 2011년 12월 건축허가를 받고 주상복합 사업을 시작했다. 분양 계약자를 모집하면서 '2015년 6월 입주'를 약속했지만, 지난해 7월 공사가 중단됐다.

분양계약 피해자는 약 20명. 수분양자들은 주택·상가 구입비용으로 시행사에 낸 분양대금이 1인당 7천만~7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분양자는 "건설사를 찾아갔지만, 매번 '다시 공사하겠다. 돈을 구하는 중이다" 등의 말을 하며 미루다 지금까지 왔다"며 "올 초 공사를 준공하겠다는 각서까지 작성했지만, 아직 준공되지 않아 피해가 크다"고 호소했다.

주택법상 30세대가 넘는 주택을 분양하는 경우 시행사는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고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해야 하지만 A사는 이 절차를 밟지 않았다.

수분양자들에 따르면 A사가 분양을 시작한 시기는 2013년부터다. 동구는 이로부터 3년 후인 지난해 5월에야 이 사실을 알고 A사를 주택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수분양자들은 A사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분양자들은 동구에 준공 허가를 촉구했지만, 외관 공사만 끝난 채 방치된 건물에 대한 준공 처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동구 관계자는 "법적으로 설계상 문제는 없지만, 시행사는 현재까지도 분양계약 현황조차 알리지 않아 정확한 피해 파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주상복합은 지하 2층, 지상 13층, 연면적 4천553.28㎡ 규모로 2011년 12월 상가를 포함해 도시형 생활주택 21세대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2013년 7월 착공 신고를 했고,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14년 9월 '설계변경'을 거쳐 주택 세대수를 36세대로 늘렸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