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최후 미개척분야 '잠' 비밀 탐구
잃어버린 도시 Z
아마존 밀림속 고대문명 대모험
러시아 소설
광기로 점철된 인간 내면 재조명
시녀 이야기
性·가부장적 권력의 이면 파헤쳐
요즘 서점에 가면 저절로 소설에 눈이 간다. 진열된 소설마다 눈길이 간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설가 명단에서 빠지지 않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에서부터 환경, 여성을 다룬 기막힌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골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잠┃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펴냄. 664쪽. 2만7천600원
수면을 연구하는 의사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자크 클라인은 의학을 공부한다. 자크의 어머니는 수면의 마지막 단계를 연구하다 사고로 병원에서 쫓겨난다.
다음날 그녀는 실종되고 자크는 어머니를 찾아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그의 모험을 돕는 사람은 꿈속에서 만난 20년 후의 자신이다.
■잃어버린 도시 Z┃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홍익출판사 펴냄. 320쪽. 1만4천800원
세계 언론이 '현존하는 최고의 탐험가'라고 칭찬하는 가운데 의기양양하게 밀림으로 들어간 그는 불행하게도 아마존으로 들어간 후 반 년 만에 소식이 끊겼다.
기자이자 르포작가인 저자는 포셋 대령의 흔적을 추적하는 동시에 인류의 오랜 숙제인 아마존 밀림 속의 고대문명을 찾아 떠나는 혼자만의 대모험에 착수한다.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는 퍼시 포셋의 모험에 찬 일생에 매료되어 장장 5년에 걸친 작업 끝에 이 작품을 영화화했다. 올해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러시아 소설┃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펴냄. 432쪽. 1만3천800원
18년에 걸친 사기 행각과 일가족 몰살이라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 인물 장클로드 로망을 작가 자신의 1인칭 시점으로 심도 있게 재조명했다. 작가는 광기로 점철된 인간 내면을 끈질기게 탐조하며 심적 고통을 겪고, 책으로 묶기까지 여러 난관에 부딪치며 오랫동안 침잠해 있었다.
그 후에 떠난 여행의 목적지에는 베일에 싸인 한 남자가 존재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에게 끌려가 소련군의 포로가 되어 러시아 오지 한 정신병원에서 50년을 산 헝가리인이다.
오직 '언드라시 토머'라는 이름만 밝혀진 이 남자는 단 한마디의 러시아어도 할 줄 모르며, 끝내 모국어조차 잃어버린 인물이다.
르포르타주 제안을 받은 엠마뉘엘은 영화 촬영 팀을 꾸려 남자가 생활했던 정신병원이 있는 곳, 러시아의 작은 마을 코텔니치로 향한다.
■시녀 이야기┃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황금가지 펴냄. 528쪽. 1만5천원
발표 당시 이 소설은 여성을 오직 자궁이라는 생식 기관을 가진 도구로만 본다는 설정 때문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출간한 지 30년이 지난 현재에는 성과 가부장적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 중반, 전지구적인 전쟁과 환경 오염, 각종 성질환으로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미국은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진다.
이때를 틈타 가부장제와 성경을 근본으로 한 전체주의 국가 '길리아드'가 일어나 국민들을 폭력적으로 억압하는데, 특히 여성들을 여러 계급으로 분류해, 교묘하게 통제하고 착취하기 시작한다.
이에 평화롭게 살던 여인 오프브레드는 어느 날 갑자기 이름과 가족을 뺏긴 채 사령관의 '시녀'가 되어, 삼엄한 감시 속에 그의 아이를 수태하도록 강요받는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