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인천의 옛 산업유산과 공장노동자의 삶을 연구하는 작업이 국립민속박물관 차원에서 이뤄진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19 인천민속문화의 해'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인천 도시민속 조사작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 조사팀은 올 연말까지 인천지역 주요 산업단지(공단)와 인천항을 대상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노동자의 삶'에 초점을 맞춘 생활문화사를 연구할 방침이다. 공장 건물같은 근·현대 산업유산도 조사하기로 했다.

인천항은 1883년 제물포 개항이후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갑문식 선거(도크)' 같은 근대식 항만시설이 도입됐다. 일본이 인천항을 서울로 진입하는 관문으로 활용하면서 인천지역에 대규모 공장들을 건립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산업도시로 변모한 인천에는 1960년대 부평공단과 주안공단, 1980년대 남동공단 같은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돼 우리나라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동일방직(1934년), 대한제분(1952년), 현대제철(1953년), OCI(1959년), 한국지엠(1962년·옛 새나라자동차) 같은 '인천의 대표 공장'에서 오랜기간 일했던 노동자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인천지역 공장의 풍경을 복원하고 관련 유물을 수집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조명하지 않았던 당시 노동자들의 생활문화도 연구할 방침이다.

특히 인천의 주요 공장부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지금의 자리로 이어져 온 경우가 많다. 국립민속박물관 연구팀은 인천 근대산업유산에도 주목해 근대 시기 지어진 옛 공장건물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목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보고서를 작성하고, 2019년 인천의 공장관련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나라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원은 "인천지역 공장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민속조사는 그 중요성에 비해 이제까지 주목받지 못했다"며 "이미 없어진 공장은 과거에 근무했던 노동자의 구술과 각종 자료를 토대로 옛 모습을 복원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