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장기화로 지하수 수위 낮아져 농업용수에 소금물 섞인듯
관내 모내기 못한 논 17.4㏊ 달해… 31개 관정 추가 '긴급 처방'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인천 섬 지역에 농작물 염해(염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피해까지 더해져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일 옹진군을 포함한 인천지역에는 3~10㎜의 비가 내렸지만, 가뭄해갈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옹진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북도면 모도 지역 논 2㏊와 덕적도 20.4㏊의 논이 염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땅속에 관정을 뚫어 지하수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데,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소금기 있는 물이 섞여 나오고 있다.

옹진군 섬 지역에는 모두 268개의 농업용 관정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옹진군은 31개의 관정을 추가로 뚫어야 할 것으로 보고 정부에 특별교부세 12억4천만원을 신청했다.

북도면 8개를 비롯해 영종(1개), 백령(7개), 대청(2개), 덕적(3개), 자월(2개), 영흥(8개)에 추가 관정을 뚫어야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옹진군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비가 내리지 않아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 옹진군 관내 17.4㏊의 논은 모내기를 하지 못했다. 오는 21일까지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이들 논에서는 모내기를 할 수 없게 된다.

옹진군 관계자는 "이달까지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염해 피해가 확산되고 모내기를 하지 못하는 논도 생길 수 있다"며 "우선 관정을 추가로 뚫어 긴급 처방을 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옹진군 지역의 강우량은 평년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최북단 백령도의 5월 강우량은 10.2㎜로 최근 30년 평균인 78.9㎜에 한 참 못 미쳤다. 올해 이 섬의 누적 강우량도 67.8㎜로 30년 평균치 178.6㎜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대연평도는 5월 강우량이 백령도보다 더 적은 7㎜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달의 강우량(144㎜)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물 부족이 가장 극심한 소연평도의 경우 인천기상대 관측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강우량은 알 수 없지만, 인근 대연평도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해5도뿐 아니라 비교적 육지와 가까운 북도, 영흥도, 자월도, 덕적도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소연평도를 비롯해 소청도, 대청도, 백야도 등 15개 섬 지역 주민들은 현재 생활용수 부족으로 육지로부터 식수 등을 지원받고 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