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인체 유해 무방비 노출
26개 시군 125곳 KS기준 이상
다수 1급 발암물질 초과 검출
"위험적다" 5%만 교체 논란도


경기도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이나 농구장, 배드민턴장 등에 설치된 우레탄 시설 대다수가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기준치를 최대 350배 이상 초과하는 시설도 있어, 사실상 중금속 범벅 시설에서 도민들이 건강을 위한 활동을 해 온 셈이다.

도민들의 생활이 중금속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인체로 흡입될 위험이 적다'는 이유로 중금속 초과 검출 시설의 5%만을 올해 교체 대상으로 선정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준치를 초과한 시설은 전량 교체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5일 경인일보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도내 각 지자체가 조사한 공공체육시설 우레탄 위해도 평가 결과 자료를 제공받아 분석한 결과 도내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어린이공원 등의 우레탄 시설 125곳에서 KS(한국산업표준)기준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레탄 시설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지자체는 모두 26개 시군으로 이 중 파주(10곳)·과천(5곳)·의정부(3곳)는 "내부 자료라 모두 공개가 어렵다"며 일부만 공개했고, 안산·부천·용인·의왕은 수치를 비공개로 했다.

자료 분석 결과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으면서 근육약화·두통을 유발하는 납은 모든 시설에서 수 배에서 수백 배 이상 검출됐고, 1급 발암물질인 6가크로뮴과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수은도 다수의 시설에서 기준치 이상 이었다.

지역별로는 고양 하늘공원 야외배드민턴장의 경우 납 수치가 3만2천 ㎎/㎏으로 기준치의 355배 이상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처럼 생활과 밀접한 동네 체육시설에서 중금속이 다량 검출되면서 기존 시설을 철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도는 이들 시설 중 단 5%(158곳 중 10곳)만을 올해 안에 교체하겠다고 밝혀 도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체 대상을 선별할 것이 아니라 중금속이 검출된 시설 전체를 하루속히 철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분석은 도내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우레탄 시설 232개소 중 하천 변에 포장된 우레탄 등을 제외한 체육시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애초 경기도는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한 체육시설을 158곳(4월 27일자 1면 보도)이라고 밝혔지만 33곳은 이미 교체를 진행 중이거나 기준치 이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