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대부분 강수 10㎜ 내외
해갈 필요 100㎜ 한참 부족
저수율 평년의 56.7% 그쳐
팔당댐물 등 용수확보 온힘


부슬부슬 비가 내린 7일 오전 여주시 점동면 장안리의 고구마밭. 농민들이 말라죽은 고구마 순을 뽑고 다시 심으며 분주하게 손을 놀렸다. 단비가 내리자 가뭄에 말라붙은 밭작물을 다시 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모내기도 못한 인근 논은 여전히 하얗게 말라붙어 갈라져 있다.

비가 메마른 땅에 닿자마자 곧바로 스며들어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 6~7일 이틀 동안 여주지역에 내린 비는 고작 12.0㎜. 시에서 예상했던 강수량 2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 이장은 "비가 와도 모내기를 못해 물을 추가로 공급하고 있다"며 "겨우 모내기한 농가도 있지만, 자연재해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대책이 절실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6일 오후부터 이틀째 경기지역에 단비가 내렸지만, 해갈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가량의 비가 내려야 가뭄이 어느 정도 해소될 상황이었지만 비는 겨우 땅을 적실만큼 왔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평택 3.5㎜, 안성 4.5㎜, 화성 10.5㎜, 여주 12.0㎜, 수원 12.1㎜, 이천 16.6㎜ 등에 그쳤다. 서울과 경기 북부 일부 지역에 20~30㎜의 비가 내린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이다.

모처럼 내린 비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도내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년의 56.7%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 안성 마둔저수지(1.5%)와 금광저수지(2.1%)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화성 반월저수지(5.0%), 화성 보통저수지 (7.5%), 안성 두창저수지(8.2%), 파주 애룡저수지(9.2%) 등의 저수율은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저수율이 30% 미만까지 떨어진 도내 저수지는 총 26개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자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팔당댐에서 화성 반월저수지까지 하루 6천㎥의 용수를 긴급 공급하고, 하류 하천에서 물을 끌어오는 등 용수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성시 관계자는 "30여 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인들이 모내기 후 벼 시듦 현상과 생육 부진의 피해를 겪고 있다"며 "가뭄 해갈 시까지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 관정 개발, 양수장 설치, 소형 관정 개발, 임시 관로 설치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양동민·민웅기·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