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던 고촌읍 전호리 김포 아라뱃길 내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설치 추진과 관련(4월 10일자 21면 보도), 김포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국 추진방침을 철회했다.

김포시는 9일 아라뱃길 화상경마장 설치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는 이날 오전 부시장이 주재한 시정자문위원회 심의에서 이 안건을 논의했으며, 자문위 종료 후에는 유영록 김포시장이 김포시의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중단 의사를 알리고 경인항 김포물류단지협의회(회장·최태은) 측에도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유영록 시장이 지난달 제주포럼 참가 때부터 물류협의회와 일부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면서 "애초 지역경제와 주민복지를 증대하려는 목적이 있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중단으로 뜻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 장외발매소(렛츠런 문화공감센터) 설치 모집에 참여하는 ㈜상도IPM에 발매소 개설 동의서를 발급한 바 있다. 시는 당시 연간 30억원 이상의 세수 확보를 비롯해 150~200여개 일자리 유발, 주민 문화센터 및 프로그램 확보, 각종 지역 환원 등이 기대된다며 장외발매소 설치에 동의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고촌읍 일대 교통혼잡 등을 우려했고, 설치 예정지 직접 영향권인 김포물류단지협의회에서 가장 강력하게 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최태은 협의회장은 "고촌 김포물류단지에 근무하는 4천여명의 종사자가 사행성게임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환경을 크게 훼손한다"며 '절대불가' 입장을 피력했었다.

시는 여기에 더해 최근 대전 장외발매소 외곽 이전 공약 채택, 국무총리 인선 청문회에서 불거진 장외발매소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를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4월 19일 국토교통부가 물류단지 내 장외발매소 설치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하고, 같은 달 28일 김포물류단지협의회가 설치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지역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장외발매소 추진 10개월여 만에 중단을 결정했다.

김포물류단지협의회는 물류단지 본연의 기능을 지키게 됐다며 환영했다.

이명상 협의회 사무국장은 "물류유통산업단지 내에 경마장이 들어온다면 근로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산학협력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생 등이 사행성 위험에 빠지고, 인근 대형 프리미엄아울렛의 가족단위 방문객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들어 그동안 논리적으로 반대해왔다"면서 "이곳은 특히 백신과 항암제, 수술용품 등을 대량 보관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도박에 빠져 배송에 문제가 생길 경우 국민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김포시의 행정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