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수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형도 달라지고 심각해지고 있다. 매스컴을 통해서도 노인 학대가 잇달아 보도되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 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정서로 인해 자녀들이 부모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형태라 가족 내부로부터의 정서적 학대 행위가 38.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학대 피해를 숨기고 처벌을 원치 않아 고통받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가정과 시설 내 은폐되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그 실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구리경찰서는 이러한 고령화와 노인 치안서비스 수요의 증가에 맞춰 '울타리 치안'활동으로 노인 안전과 복지 향상에 중점을 둔 활동을 하고 있다.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김모 할머니(85세)도 홀로 거주하며 기초생활 수급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데 방문할 때마다 "내 손주를 보는 것 같아 너무 좋아"라고 하시며 환한 얼굴로 반겨주고 헤어질 때는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 할머니의 외로움이 느껴져 가슴 한 편이 아려왔다. 필자는 "몸이 너무 안 좋아 병원 가시기 힘들 땐 저희가 도와 드릴게요. 언제든지 연락주세요"라고 매번 권유해도 "바쁠 텐데 폐 끼치는 것 같아, 그냥 내가 혼자서 다녀오면 돼"라고 하시며 우리 경찰관을 먼저 신경 써주시는 할머님의 모습에서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경찰이 어머님 집에 왜 찾아오느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던 가족들도 지금은 할머니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관의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빈자리를 경찰관이 대신 채워줌에 고맙다고 표현할 정도로 호의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노인 인구의 증가 및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아동학대에 이어 노인학대는 신규 치안수요로 급부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새정부 출범에 맞춰 사회적 약자 보호 3대 치안 정책수립 중으로 '노인학대 예방 및 근절'도 이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경찰관도 이에 따른 치안역량 및 노인 인권에 대한 새로운 자세의 견지가 필요하고 노인 치안에 관심을 가지고 그에 맞는 역량을 길러야 할 것이며 노인학대 문제를 개인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서 재인식하고, 지자체와의 업무협약, 노인학대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등 대책이 시급한 상태이다.
더 이상 고통에 눈물짓는 노인이 없도록 노인학대를 남의 가정문제가 아닌 나의 부모님 나의 미래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어르신이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될 수 있게 우리 모두 함께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6월은 '노인학대 집중신고기간'으로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기에 주변에 학대받는 노인을 발견하면 112, 노인학대 신고상담 번호 1577-1389 또는 보건복지콜센터 129로 신고해 주길 당부드린다.
/이성주 토평지구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