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인간, 물리적환경 융합
4차산업혁명 시대 맞은 지금
중소기업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기회
활발한 성과지향적 R&D 통해
경제발전 이끌어 나가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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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은 창업, 판로, 기술, 인력, 규제애로 등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다양한 현안 해결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일이 현장중심일 수밖에 없고 직원들의 출장이 잦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R&D업무는 현장평가로 인해 사무실에서 직원들 얼굴보기가 가장 힘든 업무이다. 특히 새로 사업이 시작되는 상반기 초에는 다른 과의 직원들까지 지원해야 할 정도로 업무가 밀리기도 한다.

모든 지방중기청에서 R&D현장평가를 하고 있으니 경기청만 바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관할권역이 넓고 중소·중견기업의 숫자가 전국의 21.5%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특성상 경기청에서 감당해야 할 업무량이 타 지방청에 비해 많고 실제 R&D사업에 선정되는 중소기업의 비중도 28%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업무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이 많아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경기지역 중소기업의 혁신의지에 감사를 드리려고 한다. 슘페터는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여 변혁을 일으키는 과정을 '창조적 파괴'라 하고 기업의 창조적 파괴활동이 경제발전의 큰 힘이라고 했다. R&D는 기업이 창조적 파괴를 위해 선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다. 경기중기청이 R&D현장평가로 바쁘다는 것은 경기지역의 중소기업들이 혁신을 통한 성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중심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감사드릴 일인 것이다.

중소기업청의 R&D지원을 보면 2017년에는 총규모 9천601억원 수준이다. 기업의 성장수준에 맞춘 창업기업 R&D, 기술혁신 R&D와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구매조건부 R&D도 있고, R&D초보기업들을 위한 산·연 협력 R&D 등 다양한 R&D프로그램들이 중소기업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 직접적인 R&D지원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R&D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R&D 기획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평균경쟁률이 4,5 대 1에 이르는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중소기업청의 R&D지원사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정부기관들의 R&D사업에도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KOSBIR)을 통해서 정부의 각종 R&D사업의 10%이상에 중소기업을 의무적으로 참여시키도록 하고 관련 정부기관들의 연간 실적을 종합한 후 국무회의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이전과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 운영을 통해 공공연구기관 및 대학 등의 보유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R&D규모를 보면 '15년기준 66조원에 달한다. 이중 50조원이 민간 R&D이고 16조원이 정부 R&D이다. 이중 중소기업 R&D는 3조원으로 18.5%에 해당한다. 중소기업이 얼마만큼을 해야 혁신을 통한 경제발전을 견인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겠으나 업체의 숫자가 99%,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부가가치도 50%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최소 부가가치 비중 이상의 R&D참여는 하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도 중소기업의 R&D 규모는 충분하지 않고 정부의 R&D지원시책도 좀 더 보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의 혁신을 통한 경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R&D 참여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 중소기업의 역할은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성과를 내야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있어 R&D의 성과는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는 것까지 포함하여야 한다. 정부지원 R&D과제의 성공률은 90%이상으로 나오고 있으나 실제 사업화되는 비중은 50%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디지털기기와 인간, 물리적 환경의 융합을 통한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이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회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활발한 성과지향적 R&D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되어 우리 경제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기를 기원해본다.

/김영신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