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廣州〉제2차 세계대전중 일본군 위안부와 근로정신대로 끌려갔던 여성들이 '심적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7일 판명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일 시민단체가 공동구성한 '관부(關釜)재판 지원단'의 의뢰를받은 일본인 정신과 전문의 구와야마 노리히코씨가 최근 광주군 퇴촌면 '나눔의 집' 등을 방문, 5명의 여성을 상대로 진단한 결과 밝혀졌다.

구와야마씨는 '한국인 강제노동.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진단과 고찰'이란 보고서에서 “나눔의 집 박두리(77)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2명과 근로정신대원 3명 모두 심적 외상을 받은 뒤 일단 없어진 가슴 두근거림, 울화병, 만성 불안 등이 아주 작은 스트레스를 계기로 되살아나는 PTSD 증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에서는 위안부 2명과 근로정신대원 3명을 대상으로 투영도(透影圖)를 보았을때의 느낌을 그리게 하는 등 8가지의 테스트를 3일에 걸쳐 실시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PTSD 진단법은 70년대 베트남 참전 미군들에 대한 보상소송을 위해 미국에서 처음 연구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국제진단기준이 확립돼 있다.

 한국인 위안부 및 정신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청구소송은 92년 관부재판지원단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 93년 1심에서 30만엔의 위자료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나 양측 모두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이 히로시마 고등법원에 계류중이다.

 한편 부산과 일본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관부재판지원단은 위안부와 정신대 피해자들이 당시 받은 피해뿐 아니라 현재도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있다는 증거로 이번 진단결과를 다음달 열릴 항소심 구두변론때 재판부에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李康範기자·i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