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401000927700043281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는 미식축구(NFL),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가 꼽힌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축구는 프로리그(MSL)가 있지만 지명도와 인기가 한 수 아래다. 미국민 상당수는 월드컵 기간에도 야구와 농구를 볼 정도다.

NFL 챔피언 결정전은 슈퍼볼, MLB는 월드시리즈, NHL은 스탠리컵으로 불린다. 반면 NBA는 그냥 파이널(final, 결승전)이라고 한다. 월드시리즈나 슈퍼볼에 비하면 아주 소박한 명칭이다.

NBA는 30개 구단이 동부컨퍼런스와 서부컨퍼런스로 나뉘어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팀당 82게임씩 리그전을 벌인다. 성적이 좋은 상위 팀들이 컨퍼런스(지구)별 우승팀을 가린 뒤 마지막으로 7전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2016~2017 시즌 NBA 파이널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시리즈 전적 4-1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3점 슛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스테판 커리의 황금 듀오인 케빈 듀란트가 파이널 MVP에 선정됐다.

5차전에서 39점을 넣으며 맹활약하는 듀란트를 지켜보던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동안 아들에게 쏟아졌던 비난과 비웃음이 머릿속에 떠오른 듯했다. 지난해 듀란트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떠나 워리어스로 이적하자 지역 농구팬들은 물론 언론까지 '우승 반지를 차지하려 영혼을 버렸다'고 비난했다.

최종전에서 42점을 쏟아부으며 분전한 '킹(King)' 르브론 제임스는 팀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역대 프레이오프에 8번 나섰지만 3번 우승 반지를 끼는 데 만족해야 했다. '킹'이라 불리지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6번 진출해 6번 모두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6번 파이널 MVP로 선정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3시즌 연속 파이널에서 맞붙은 워리어스와 캐벌리어스의 상대전적은 2승 1패. 전문가들은 내년 파이널도 두 팀의 재대결을 점친다. 팀 승패도 궁금하지만, 새 황제 자리를 다투는 두 영웅 듀란트와 르브론의 맞수 대결이 더 기다려진다.

/홍정표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