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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창설(1945) 72년 만에 첫 여성 함장(艦長)이 탄생했다는 뉴스다. 안희현(37) 소령이 승조원 50여 명의 450t급 기뢰탐색 제거함인 '고령함' 함장이 됐다는 거다. 그녀는 1999년 해군사관학교 첫 여생도로 2003년 임관, 구조함 항해사와 상륙함 부함장 등을 거쳤다고 했다. 다음엔 첫 여성 해군사령관이 나올 차례다. 미국 사상 첫 여성 해군사령관이 탄생한 건 27년 전인 1990년 6월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해군기지 참모장 등을 지낸 마샤 에번스 사령관은 3천 명의 수병과 1천 명의 군무원 등을 통솔한다고 했다. 공군장관도 있다. 1993년 8월 미국 상원은 클린턴 대통령이 지명한 쉴러 위드널(55) 공군장관을 인준, 미국 최초 여성 공군장관을 탄생시켰다. 그녀는 명문 MIT(매사추세츠 공대) 출신의 항공 엔지니어로 모교 교수를 거친 엘리트였다.

서방 최초 여성 국방장관은 또 1990년 핀란드에서 나왔다. 그 해 6월 엘리자베스 벤 국방장관이 성경책 위에 오른쪽 두 손가락을 올린 채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은 자못 엄숙하고 진지했다. 동양에선 단연 일본이다. 코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작은 연못의 백합꽃)가 시적인 이름과는 달리 거창한 방위상(국방장관)에 오른 건 2007년이었고 작년 8월엔 도쿄지사가 됐다. 중의원과 참의원 9차례의 정치인 경력이야 그렇다 치고 이색적인 건 이집트 카이로대학을 졸업, 아랍어 통역을 해왔다는 점이고 차기 총리로도 유력한 극우파다. 그녀에 이어 두 번째 일본 여성 국방장관은 작년 8월 등장한 이나타 도모미(稻田朋美)다. 그녀 역시 전범 귀신집인 야스쿠니(靖國)신사부터 참배하는 당찬 극우파 여성이다. 프랑스에서도 1990년대 자크 시라크 정권에 이어 두 번째 여성 국방장관(실비 굴라르)이 지난달 탄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 외교장관 강경화만 여야, 야·청의 강경화(强硬化) 대립 끝에 임명할 게 아니라 남성보다야 녹록하고 유연한 여성을 국방장관 후보에도 임명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 뭣보다 북한에 유화적이면 긴장완화에 좋고 문재인과 이름 이니셜(MJI)도 똑같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와도 호흡을 척척 맞춰가며 북한 핵 미사일 문제도 풀어갈 거 아닌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