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들한테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는 꽤 익숙한 용어다. 1989년 유엔에서 채택된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유니세프가 심의를 거쳐 인증한다.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 참여 등 아동권리협약 4대 권리를 이행함으로써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고 모든 아동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젊은 도시 오산은, 출산보육시범도시, 혁신교육도시, 평생학습도시에 이어 아동친화도시 인증까지 받음으로써 아이로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행복도시로 체계를 완결해가고 있는 셈이다.
유니세프 인증이 더욱 감회가 깊은 것은 나름 상당히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오산은 이전부터 아이들 교육도시로 평판이 높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신청한 지자체들이 많아선지 심의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새롭게 구성된 심의위원회 상대로 시장이 직접 면접도 치렀다. 아동 권리 실천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다음 인증 받는 지자체는 더 고생할 것 같기도 하다.
오산시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위해 2014년부터 종합계획을 수립해 정말 열심히 준비를 진행해왔다. 아동권리 중심으로 시정체계를 획기적으로 재정비하고, 시정철학, 정책체계 등을 재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3년 동안 우리 공직자들과 시민들과 함께 시정 구석구석 아동 권리를 신장할 부분이 없는지 살폈다. 아동친화 전담팀을 만들고 아동친화도시 조례도 만들고, 어린이·청소년의회와 아동정책참여단을 구성함으로써 4대 아동권리 중 가장 취약한 참여권을 보완해 아동의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한마디로 시정체계 전반을 아동 권리 중심으로 재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모범사례도 세세히 살폈다. 프랑스 파리 근처 이시레물리노라는 인구 6만 정도의 작은 도시를 찾았는데, 예를 들면 놀이터 하나 만드는데도 나무 심고 길 만들고 시설 설치하는 하나 하나 작업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설계하거나 의견을 들어 진행했다. 아이들이 디테일한 부분까지 참여해 스스로의 필요를 반영하는 것을 보고 이게 선진행정이구나, 아주 인상 깊었다.
오산시의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지난 7년 동안 시 당국과 교육당국, 시민사회와 지역공동체가 함께 교육도시를 건설해온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오산이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 모델을 구축했다는 것은 이제 자타가 인정한다. 오산이 처음 시작한 시민참여학교, 수영체험학습, 1인1악기 1체육, 일반고 얼리버드 프로그램 등 일학습 병행교육, 꿈찾기멘토스쿨, 토론교육 등은 교육부와 다른 지자체에 의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사회에서 아이들을 다루는 방법보다 더 날카롭게 그 사회의 정신을 드러내는 것은 없다"라고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친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말했다.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가 진짜 행복한 도시임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오산은 올해부터 아동영향평가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하여, 모든 정책 수행 시 아동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사전 점검을 거치도록 했다. 만델라 말을 시정 하나 하나에 스미게 할 작정이다. 아동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어 아이와 부모, 나아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곽상욱 오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