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坡州]“더 이상 버틸 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연이은 수해로 막대한 부채를 안고 그나마 유일한 삶의 터전인 낙농업마져 수포성 질병으로 빼앗긴 파주시 파평면 금파1리 낙농업 주민들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이번 수포성 질병으로 눈물로 지새우고 있는 낙농업 주민들은 지난 96,99년 수해로 농작물 80%이상을 잃고 지난해 농협과 축협으로 부터 대출을 받아 낙농업을 시작한 딱한 사연을 안고 있다.
수포성질병발생 6일째인 29일, 금파1리 마을은 출입이 통제된 가운데 방역당국의 방역소독차량과 수의사들의 소독작업으로 정신이 없다.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건초를 태우고 마을에서 나온 쓰레기의 매립등 포크레인과 방역차량이 오고갈 뿐 하루종일 검은 연기가 마을을 뒤덮었다.
최대 낙농업단지인 적성면을 비롯 법원읍·파주읍지역 낙농업자들은 발생할지 모를 수포성질병으로 불안해 하고 있다.
수포성질병을 처음 신고해 젖소 15마리를 도축, 매립한 김영규씨(50)는 “남의 논을 빌려 짓던 농작물이 지난 99년 수해로 80%이상 잃었다”며 “남의 땅을 얻고 지난해 농협과 축협에서 4천300만원의 대출을 받아 시작한 낙농업마저 수포성질병으로 도축돼 대학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학비마져 마련할길이 막막하다”며 시름잡겼다.
지난 26일 28마리의 젖소를 매립한 이근창씨(50)는 2년전부터 종축개량에 매달 10만~20만원씩 2년간 2천만원을 투자, 올 12월 우량송아지 탄생을 앞두고 있었다.
지난 26일 19마리의 젖소를 도축 매립한 이호광씨(42)의 경우도 지난해 수해로 9천평의 농논사를 망친뒤 낙농업으로 전환, 월 2백만원의 수입으로 대출이자를 갚고 남은 돈으로 생활해 왔다.
더욱이 지난 26일 농림부가 제시한 보상가 방침은 젖소와 한우의 경우 1개월전 현시가로 보상하고 폐기처분 및 소각처분한 사료와 건초는 가격의 40%선에서 보상하기로 돼 있으나 병명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근창씨등 피해농가들은 “자녀들의 공과비와 차비마져 떨어졌다”면서 “낙농가의 사정을 충분히 반영해 하루빨리 보상해주기를 바랄뿐 이다”며 애써 눈물을 감쳤다.
/坡州=李鍾禹기자·ljw@kyeongin.com
삶터 뺏긴 낙농업주민 살길 막막
입력 2000-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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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3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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