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별 스터드 개수 달라… 야구공등 첨단기술 담겨
숨겨진 융합과학 탐구, 아이들 흥미·사고력에 '효과적'


하루에도 몇번씩 교실을 뛰다가 주의를 받는 아이들을 보면서 달리는 행위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 얼마나 강력한지 느끼곤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달리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을 매우 즐거워한다.

이때 운동을 하면서 그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탐구해보는 것은 융합적 사고력를 키워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평소 학생 과학 동아리나 교사 융합연구회 운영 등을 통해 운동 경기 속 과학 원리 탐구 방안에 대해 연구, 적용해본 결과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올해는 미국의 육상 선수 짐 하인스(Jim Hines)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100m 남자 육상 경기에서 마의 10초 벽을 깬 지 40년이 되는 해다. 인간의 운동 능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던 10초의 벽을 깬 짐 하인스 이후 그의 기록(9초 95)은 칼 루이스, 모리스 그린 등에 의해 순서대로 최고 기록이 단축돼왔다.

최근에는 우사인 볼트에 의해 9초 6의 벽이 깨졌는데 육상 경기에서 이렇게 기록이 단축되는 이유는 선수 개인의 능력도 있겠지만 사용하는 육상화 및 육상 경기 용품에 과학 기술이 접목되는 것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선수들의 육상화는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첨단 연구 결과와 기술이 적용되는데 달리기에 적합한 가벼운 재질과 성분, 관절의 움직임과 선수 개개인의 운동 특성에 맞는 맞춤형 육상화를 제작하는 등 스포츠와 공학, 과학기술, 디자인 등이 융합돼 제작된다.

이러한 운동 경기 속 융합 과학의 원리는 거의 모든 운동에 숨겨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며 과학 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축구화에 달린 스터드(신발 밑창에 징 모양으로 돌출된 부위)의 크기와 방향, 개수에 따라 포지션별 착용하는 종류가 달라진다. 축구 선수의 회전과 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축구화 봉제선의 모양과 방향, 무늬에 따라 축구공을 찰 때 반발력과 회전력에 변화를 주며 끈을 매립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디자인된 축구화도 있다. 또한 축구공의 모양과 구조를 살펴보고 모형을 만들어보면서 여러 가지 도형의 구조에 대해 학습하며 수학적 힘을 길러줄 수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축구화, 축구공 속에 담겨있는 원리를 하나씩 탐구해보는 활동은 과학, 수학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키워줄 것이다. 축구 종목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수영 경기의 수영복과 오리발, 배드민턴의 라켓과 셔틀콕, 야구의 배트와 야구공, 펜싱복과 보호용구의 재질, 골프공의 딤플 구조, 피겨의 기술 등을 통해 물속 저항과 마찰력, 회전과 탄성, 속력의 변화 및 공기 저항, 디자인, 회전, 관성력, 각운동량 보존 법칙 등 수많은 융합과학의 원리에 대한 탐구 활동이 가능하다.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이 평소 즐겨 하는 운동을 통해 과학을 포함한 수학, 예술, 공학, 기술 등의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사고력을 신장시켜줄 수 있는 탐구의 기회를 제공하자.

이를 통해 아이 스스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습관을 길러준다면 창의성의 핵심 역량인 생각하는 힘은 매우 강해질 것이며 아이들의 삶과 배움이 연결되는 진정한 학습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이세기 안성 삼죽초 교사

※위 창의융합교실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