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는 반가운 단비지만 잠깐 쏟아진 호우로 경기도내 곳곳에 침수피해가 발생하면서 지자체가 수해대책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0시께 용인 및 수원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수원시 이의동 711 일대 도로가 주변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뒤덮였다. 수원 광교 및 용인 일대에는 오후 9시부터 1시간 동안 48.1㎜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 비로 인해 영동고속도로의 방음벽 등을 공사하는 H업체에서 설치한 토사둑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덤프트럭 3대 분량의 흙더미가 도로로 유실됐다. 토사로 배수로 등이 막혀 수원 의상교 지하차도가 물에 잠겼고, 승용차량 1대가 침수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비슷한 시각 수원 광교신도시 동수원 IC 부근 지하차도도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되면서 승용차 3대가 빗물에 잠겼다. 경기대학교 지하차도도 배수가 늦어져 물이 차 도로가 통제됐으며, 용인시 신갈천 주차장은 빗물이 불어나 경찰들이 차주에게 전화를 걸어 주차된 차를 빼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해당 지하차도들은 지대가 낮아 집중호우 시 빗물이 몰리면서 배수시간이 지연돼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지역이다. 문제는 시에서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면서도 배수 펌프 시설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침수 예방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공사의 경우 집중호우로 인해 대량의 토사가 유실될 수 있는데도 지자체에서는 별도의 수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책임과 관리를 공사업체에만 떠넘기는 실정이다. 게다가 매년 이맘께 발표되는 장마철 수해대책도 극심한 가뭄 때문인지 아직 무소식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토사 유실 등 수해 대비는 공사 안전관리계획에 이미 다 포함돼 있고 자체적으로 감리를 진행하기에 별도로 지침을 하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