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G4 PF 빚 3600억원 대신 갚아
담보용지 권리확보 자체사업 전망

게일인터내셔널, 고의 EOD 주장
주주사간 갈등·법정 싸움 가능성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핵심지역인 송도IBD(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하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 일부를 이 회사 주주인 포스코건설이 대신 갚으면서 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수년째 중단된 송도IBD 개발이 포스코건설 주도로 재개될 가능성도 있지만, NSIC 주주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NSIC의 'PKG 4' PF대출금 3천600억원을 대위변제했다고 28일 밝혔다. NSIC는 지난 2013년 12월 송도 공동주택 사업과 관련해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하 대주단)으로부터 PF대출을 받았다.

해당 대출금 만기는 오는 2019년 12월. NSIC가 사업 지연으로 이자를 낼 돈이 부족한 상황이 되자, 지난 5월 30일 대주단이 만기 전 대출자금을 회수하는 '기한이익상실(EOD)' 선언을 예고하게 됐다.

당시 대주단은 6월 22일까지 '이자유보계좌'에 자금을 보충하라고 했는데, NSIC는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PF대출에 대한 신용 공여를 제공한 포스코건설이 대출금을 대신 갚게 됐다.

포스코건설은 PKG 4의 담보인 송도 IBD 내 공동주택용지 F19-1(개발계획상 세대 수 389), F20-1(〃778), F25-1(〃242)과 주상복합용지 B2(〃1천205)에 대한 처분 권리 등을 갖게 됐다. 포스코건설이 해당 부지를 처분하거나 자체 사업을 추진해 이 일대 개발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NSIC는 F20-1과 25-1의 경우 지난 2015년 7월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아놓고도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 NSIC의 주주인 게일인터내셔널(지분 70%)과 포스코건설(30%)이 게일인터내셔널 스탠 게일 회장에게 미국 세무당국이 부과한 세금 부담 주체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송도IBD 사업은 잠정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 대위변제가 NSIC 주주간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게일인터내셔널 측은 이미 포스코건설이 의도적으로 'EOD'를 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송도사업권이나 토지소유권 등을 놓고 주주사 간 법정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은 이미 여러 혐의로 쌍방 고소·고발을 해놓은 상태다.

NSIC 주주 간 극적인 합의로 대위변제 대출금을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하고 송도IBD 사업을 재개할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말 게일인터내셔널과 송도IBD사업 정상화 방안에 합의하면서 1조원 대 대출금에 대한 신용공여를 제공하면서 리파이낸싱을 했는데,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은 게일인터내셔널 측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