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심할때 '대중교통 무료'
서울시 내달 시행 경기·인천은 제외
업체들 손실비용 문제 합의안된 탓
광역버스 더 많은 경기도 부담 커

같은 하늘 아래 놓인 경기도와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을 제각각 추진하면서 수도권 주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서울시가 초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로 할 계획인데 경기도와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경기도 버스는 유료로, 서울시 버스는 무료로 운영될 처지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의 혼란이 불가피한 것이다.

28일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이틀 연속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0㎍/㎥) 수준으로 예상될 경우 시민 자율로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한편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서울시가 관할하는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 경전철, 서울지역 마을·시내버스 및 서울 등록 광역버스다.

다만 서울 대중교통체계와 맞물려있는 경기도·인천시·코레일과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코레일 등 다른 기관에서 운영하는 분당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신분당선 등과 경기·인천 버스는 그대로 돈을 내야 한다.

경기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해당 지자체와 코레일 등 관계 기관은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를 골자로 한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수차례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비용 부담 문제가 주된 요인이 됐다. 요금을 면제할 경우 버스 회사와 코레일 등 철도 업체의 손실은 그에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보조를 맞춰 이 정책을 도입하게 될 경우 버스회사가 입는 손실 일부를 보전해줘야하는 경기도로서도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광역버스는 서울 등록 버스에 비해 경기도 등록 버스가 더 많다.

경기도 측은 "이렇다 할 협의 없이 서울시가 정책안을 만들었다. 협의는 계속 하고 있지만 서울시 실정과 경기도 상황이 달라 지금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느 버스·지하철은 무료고 다른 것은 유료면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름에는 미세먼지가 다른 계절보다 많지 않아 실제 시행은 가을께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계속 경기·인천 및 관계기관에 동참을 촉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조광명(민·화성4) 의원은 "수도권 교통은 특성상 광역교통체계가 주를 이뤄서 이러한 점이 충분히 감안돼야 한다. 그런데 각 지자체가 교통과 연계해 제각각 미세먼지 대책을 실시하면 그 실효성이 어느 정도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