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컴퓨터통신을 이용해 만난 20대여성 수십명을 농락한 40대 직장인은 결국 한검사의 홈페이지 때문에 파렴치한 행각이 드러났다.〈본보 27일자 19면〉

지난해 10월 소시민의 고통을 덜어주면서 부정과 부패가 사라지고 정직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며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본보 1월20일자 17면) 인천지검 부천지청 최득신검사 e_mail로 지난 3월3일 전자우편이 도착했다.

“지난해 저는 어떤사람으로 부터 신용카드발급을 권유받았고 그사람을 통해 모든 서류를 만들어 주었으나 정작 신용카드는 도착하지않은채 대금청구서만 받았습니다.뒤늦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사람 회사를 찾아갔으나 유령회사였습니다”.

'이런사람이 사회질서를 어지럽게 한다'는 제목으로 최검사 홈페이지에 전자우편을 보낸 사람은 모지방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모씨(여·26).

전자우편을 꼼꼼히 읽어본 최검사는 피해자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카드를 만드는데 동의했겠느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채 뭔가 말못할 사정이 있음을 직감하고 김씨와 서너차례 전자우편을 주고받으며 조심스럽게 내막을 파악했다.

최검사는 김씨가 컴퓨터 통신을 이용해 만난 범인 김모씨(43)와 깊은 관계까지 맺고 신용카드사기를 당해 금전적인 피해를 보게됐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 20대여성을 유혹하는 범인의 교묘한 수법때문에 김씨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있을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카드회사및 범인주변을 내사했다.

결국 컴퓨터 통신을 이용 대학원생및 대학생, 직장인 등 수십명의 미혼 20대여성을 농락하고 신용카드사기행각을 벌인 범인검거에 성공했다. 범인의 집에서는 육체관계를 촬영한 비디오테이프 200개와 70여명의 여성이름이 적힌 파일을 찾아냈다.

피해당사자들도 자신들의 부끄러움 때문에 어느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채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 최검사가 개설한 홈페이지때문에 파렴치범을 검거하게 됐으며 또다른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富川=黃善橋기자·hs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