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무한 경쟁 유발' 문제점
딸 외고 자퇴 밝히며 공감 이끌어
온라인 공개강좌 통해 진로찾기
'경기꿈의대학' 등이 대안 될 것
수능·대입·고교 무학년 학점제
文정부 2021년부터 새 교육 열길
외고와 자사고 등 이른바 '특권학교' 폐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들 학교의 폐지에 핏대를 세우던 일부 인사들이 정작 본인 자녀들에게는 특권 교육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도 들끓었다.
이 와중에 직접 자녀의 외고 자퇴를 '커밍아웃'하며 자신의 정책 방향에 대해 공감을 이끌어 낸 유일한 인물이 있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이재정(사진) 경기도 교육감이다.
이 교육감은 4일 "외고와 자사고 정책이 폐기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재임할 경우 이들 학교의 재지정 시기가 2019~2020년에 돌아오지만, 목적 자체가 비교육적이기 때문에 그 전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딸이 외고를 그만둔 개인적인 경험 이외에도 외고와 자사고가 입시,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고 끊임없이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비평준화 지역의 일반고교에서도 지나친 경쟁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향하는 등 부분 개혁이 아닌 고교 교육 전반에 대한 정상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천의 성공사례를 들었다.
그는 "부천지역 28개 일반 학교를 '교과중점학교'로 특성화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며 "각 학교가 저마다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중점학교로 운영하는데, 결국 상위 5%를 위한 교육이 아닌 장차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모든 학생을 위한 우수 교육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경기꿈의대학도 같은 맥락에서 고교 교육 정상화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이 듣고 싶은 강좌를 직접 선택해 수강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있다"며 "경기꿈의대학을 온라인 기반 공개강좌로 확대해 도내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꿈과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교육부 수장을 맡게 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해서는 "이 시대의 교육개혁과 미래교육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극찬했다.
이 교육감은 "김 신임 장관은 교육감 시절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민주시민교육 등 진보교육을 주도해 왔다"며 "그간 교육계가 갖고 있던 여러 문제들의 개혁은 물론 유·초·중등교육과 고교 교육의 정상화, 수능 대학체제 개편, 교육자치 등을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새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교육정책으로 "수능, 대학입시, 고교 무학년 학점제 등 3가지를 학생들의 입장에서 한꺼번에 논의해 당장 2021년부터 새로운 제도로 미래 교육을 열었으면 한다"며 "수능 과목을 축소하고 절대평가를 도입해 실질적으로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고, 학생부 중심의 대입 전형을 일반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교육감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몇 차례 "도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긍정을 시사했던 그는 "모든 것은 도민의 판단에 맡기되 현재로서는 주어진 임기 내 남은 과제들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가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