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란

'소수자 리포트' 시리즈 첫 책
개념부터 현재상황 두루 설명
인터뷰 통해 '삶의 속살' 전달


우리곁의 난민
"'어머나! 한국에도 난민이 있어요?' '난민들은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한국에 사는 난민은 얼마나 돼요?' '도대체 본 적이 없는데 어디에서 살고 있나요?'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난민과 관련해 얘기를 나누다 보면 줄곧 이어지는 질문이다"

인권정책연구소 문경란(사진) 이사장은 '난민'이라는 문제에 있어 우리 사회 대부분은 난민을 강 건너 불과 같은 구경거리로 여겼지 한국사회가 당면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한국에 난민 심사를 신청한 사람의 숫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소수가 난민 지위를 획득하거나 난민 신청자 자격으로 우리 곁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얘기에 특히 '난민여성'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문 이사장이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난민여성 중 일부를 만나 대화하고 그 목소리를 라이프스토리로 정리한 책을 출간했다.

서울연구원의 기획시리즈 '마이너리티 리포트'(인권 소외 지대에 놓여 있는 소수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이야기로 엮은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우리곁의 난민- 한국의 난민 여성 이야기(서울연구원 펴냄)'를 선보였다.

책에서 문 이사장은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에 피난처를 구하고 그곳에 망명할 권리가 있다'는 세계인권선언 14조를 거듭 강조하며, 독자들의 폭넓은 이해를 돕기 위해 난민의 개념부터 현재 국내외 난민의 상황을 두루 살핀다.

실제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난민 여성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해 삶의 애환이나 당면 문제와 같은 삶의 속살까지 세밀하게 전달한다.

그는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란 시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했다. 난민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선입견과 편견을 줄이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난민이라는 사회적 정체성, 성, 인종, 종교 등의 교차성이 빚어낸 고된 삶과 다른 한편으로, 그 고통을 뚫고 수직 상승하는 삶의 에너지와 용기를 기록하는 일은 여성사의 한장이자 역사의 반쪽을 채우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