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단말마(斷末魔) 발악이 목불인견이고 '이불인청(耳不忍聽)'이다. 차마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호 발사에 성공한 김정은은 "미국 독립기념일 선물 치고는 쓸만했다. 앞으로도 자주 대소 선물보따리를 안겨주겠다"고 큰소리쳤고 지난 6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선 ICBM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대대적인 무도회와 불꽃놀이를 펼쳤다. 바로 그 날 미사일 발사의 주역인 장창하(張昌河) 국방과학원 원장은 기념사에서 "미국이 백기를 들고 우리 앞에 무릎을 꿇는 날까지 정의의 핵 보검(寶劍)을 강화하겠다"고 외쳤고 인민무력성 윤동현 차관은 "여차하면 미국 본토를 선제공격해 악(惡)의 총본산인 미 제국을 불바다로 만들어 비참한 종말을 고하게 하겠다"며 악을 썼다. 김정은 일당의 간덩이가 그토록 커진 이유가 무엇일까.
큰형(大哥:따꺼) 국가인 중국과 사촌형(堂兄:탕시웅) 국가인 러시아 등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인가. 지난 6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당부하자 그는 처음으로 中·朝(북·중) 혈맹관계를 언급했다. 그러니 알아서 적절히 처신하라는 거다. 1961년 김일성과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체결한 게 '중·조협력상호원조조약'이었고 그 제2조가 '무력침공을 당할 경우 즉각 개입한다'는 거였다. 중국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일 '1/4분기 중·조 간 무역이 증가한 건 예상 밖'이라고 보도했다. 북·중간이 그렇다. 사촌 국가 러시아는 어떤가. 엊그제 유엔안보리의 북한 ICBM 발사 비난성명안도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날 헤일리(Haley) 미국 유엔대사는 (미국의) 대북 군사력 행사까지 언급했지만 '한·미·일 vs 북·중·러' 냉전 구도는 더욱 확연해졌다.
그런데 일본 언론은 '日米韓 수뇌의 북조선 압력강화엔 일치했으나 문씨와는 온도 차'라고 보도했다. '죽음의 백조' B-1B 전폭기가 8일 우리 하늘에서 폭격훈련을 했고 알래스카 미군기지에선 북한 미사일 요격훈련을 한다고 했다. 이 마당에 문 대통령은 '굶주리는 북한 영유아를 돕자'고 했다. 김정은이 감격할지 어떨지가 궁금하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