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옹진군수 조윤길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매일 400~500척씩 우리나라 서해로 들어와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일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서해를 무법천지로 만든 청나라 어선을 '황당선' 이라고 불렀다. 청나라 선박이 눈에 설어서 황당하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황당선은 떼를 지어 다니면서 물고기만 잡아간 게 아니라 해안 주택가로 침투해 가축과 식량 등도 강탈해 갔다고 하니 해적이라 칭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법조업 외국 어선의 해적과 같은 행위는 시대가 많이 흐른 지금에도 그 행태가 바뀌지 않았다. 불법조업 외국 어선을 단속하다가 해양경찰 2명이 순직했고, 지난 해에는 단속을 하던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서해5도 어민들은 불법조업 외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으로 인해 꽃게 어획량이 급감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이러한 배경으로 지난 4월 4일 창단했다. 7월 12일 창단 100일을 맞는 시점에서 서해5도특별경비단의 활약에 대해 살펴보고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창단 후 달라진 점은 크게 두 가지로 꼽을 것이다. 하나는 불법조업 외국 어선의 조업 척수가 작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NLL 인근해역 기준으로 작년 4~6월 하루 평균 조업 척수는 4월 216척, 5월 277척, 6월 196척이다. 올해는 무려 63~79%나 감소해 4월 81척, 5월 58척, 6월 45척에 불과하다. 이들 불법조업 외국 어선은 연평도 인근 해상과 한강하구까지 300~400척이 몰려왔지만 서해5도 특별경비단 창단 후에는 점점 척수가 줄더니 이젠 한 척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하나는 서해5도 어민들이 어획하는 꽃게의 양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옹진수협에 따르면 작년 꽃게 어획량은 약 5만㎏이었으나, 올해는 약 10만㎏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어민들의 경제활동에 큰 도움이 됐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물론 불법조업 외국 어선으로 인한 피해가 적을 때에 비하면 지금의 어획량도 많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이처럼 꽃게 어획량이 늘어난 것도 서해5도특별경비단의 활약으로 불법 조업 외국 어선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큰 원인이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창단 후 세 달여 만에 우리 영해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어선 12척을 나포하고 198척을 퇴거, 348척을 차단하는 성과를 거뒀다. 나포실적만 본다면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아예 우리 해역에서 조업을 못하도록 퇴거와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나포 못지않게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또다시 불법조업 외국 어선이 우리 해역에 몰려들 시기가 된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100일 동안 한 것과 같이 그들이 우리 해역에 발도 붙이지 못하도록 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또한, 우리 해역에 들어온 불법조업 외국 어선은 단호하게 처벌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이것이 우리 국민이 새로이 부활해 힘찬 항해를 시작하는 해양경찰에, 그리고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바라는 것이다.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