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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옥 시인 제공

인천작가회의 '작가들' 유작담아
'시와 시학'도 작품·생애 재조명
내일 인천아트플랫폼서 '추모제'


오늘은 7월 14일/불란서 혁명 기념일//그래서 그런지 담장의 장미꽃들이/오선지 위의 붉은 음표처럼/피의 폭죽을 /펑, 펑, 터뜨리고 있다//저 불순한 것들이 어정쩡히 살아온 나를 박열(朴烈)같은 젊은 아나키스트로/잘못 본 것일까//오늘 밤만은/장렬한 불꽃 축제에/주저 없이 가담하여/함께//폭죽을 쏘아 올리자고/자꾸만 손짓한다(시(詩) 붉은 악보, 이가림, 2011년)

이가림(사진) 시인은 지난 2015년 자신의 시 '붉은악보'에 나오는 '불란서 혁명 기념일'인 7월14일, 인천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 혁명 기념일은 1789년 이날 프랑스 민중이 압제의 상징인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날로, 이 사건은 프랑스 혁명의 발단이 됐다.

자신의 문학 인생을 인천에서 마무리한 故 이가림(李嘉林·본명 계진(癸陳)·1943~2015)시인이 14일 2주기를 맞았다.

이가림 시인의 2주기를 맞아서 그의 문학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를 추모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한 편이다.

우선 인천작가회의가 발행하는 계간 문예지 '작가들'은 이번 여름호(통권 61호)에서 시인의 미발표 유작을 모아 추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바람개비', '봄이 오는 들녘', '팽이치기', '대추', '나무와 매미', '솟대', '혼불 마을', '산사의 풍경' 등 모두 8개 작품을 담았다. 이가림 시인은 1998년 인천작가회의 초대회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계간 문예지 '시와 시학'도 이번 가을호에서 이가림 시인의 미발표 유작 5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그의 시 세계와 그의 생애도 지면을 통해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이가림 시인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계간지 '시와 시학'에서 편집주간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15일 오후 4시에는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故 이가림 시인추모제'가 열린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인천사람들의 모임인 '하여포럼'과 인천작가회의가 함께 이번 추모제를 주최한다.

이가림 시인이 세상을 떠난 이후 처음 열리는 추모제에는 이가림 시인의 가족과 시인의 동료와 선후배 제자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정희성·김명남·김영승·옥효정·박형준·김림 시인의 시낭송과 김경아 명창의 판소리, 손병걸 시인의 노래, 김유미 무용가의 춤, 황승미의 노래 공연이 함께한다.

장명규 하여포럼 회장은 "시인의 주변에서 서성이고, 그를 기억하는 분들이 추억과 간절함을 가지고 모여, 그 추억과 간절함과 절박함을 담아 띄워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