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대상에 대해 오랜 시간 깊게 생각
그림·글·음악·수집 등 다양하게 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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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접어들면서 미래 사회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저마다의 여러 가지 교육적 방법론이 유행처럼 번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학교 현장과 학부모들은 빈번하게 바뀌는 교육과정에 혼란과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신장할 수 있는 변하지 않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기본으로 돌아가면 우리 학생들의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탐구 활동, 바로 관찰 활동이다. 관찰 활동은 사물과 현상, 자연에 대해 주의 깊게 보고, 살피며, 생각하는 과학과의 기초 탐구 활동 방법이다.

이러한 관찰 활동은 시대에 따라 대두되는 그 어떤 화려한 교육적 방법론보다도 사고력의 폭과 깊이를 넓고 깊게 신장시켜줄 수 있다. 그런데 그냥 마냥 관찰하고 보는 것으로 창의성이 배양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의 한 구절에 이런 말이 있다.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천 번, 만 번을 봐도 유심히 보고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냥 보는 것이다.

눈으로 보고 지나친 가로수, 자동차, 스치는 사람들은 관심과 열정이 없으므로 관찰한 것이 아니다. 의미있는 관찰 활동은 목적을 갖고 오랜 시간 깊이 있게 열정적으로 행해질 때 진정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창의성 신장을 위한 의미 있는 관찰 활동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간략히 소개해보기로 하겠다. 일찍이 피카소는 어릴적 비둘기 발만 반복해서 그렸는데 한 가지 대상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탐구해 자세히 그리는 과정만을 거쳐 열다섯이 됐을 때는 사람의 얼굴과 몸체까지도 완벽하게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사물과 현상에 대해 깊이 이해하며 나아가 추상화할 수 있는 직관력 및 창조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렇듯 오랫동안 살펴보고 자세히 그려보는 활동은 창의성 신장에 굉장히 유용하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본 장면을 글로 자세히 표현해보는 방법이다. 존 러킨스라는 영국의 시인은 '네가 창의적이 되고 싶다면 말로 그림을 그려라'라고 했다고 한다. 사진이나 영상, 직접 체험한 장면들을 활용해 자세히 글로 적어보는 활동은 표현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신장시켜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음악 감상이다. 최대한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사용된 악기 소리를 청력으로 관찰하는 감상 활동은 학생의 융합적 사고 능력 신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집 활동이다. 흔한 우표, 동전, 화폐에서부터 낙엽, 병 뚜껑, 돌, 껌 종이와 소리, 공기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학생들이 관심이 있는 것을 모으고 살펴보고 찾아보는 일련의 과정은 관찰력, 과제집착력과 창의성 및 나아가 측정과 분류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관찰 활동이다.

아이의 창의성은 타고날 수도 있고 어느 순간 하루 아침에 발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창의성은 관심과 열정이기도 하다.

세상의 사물과 현상, 자연을 꾸준히 살펴보는 관찰 활동이야말로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방법이며 모든 기술과 진보의 근본이 되는 인문학이다. 당장 오늘부터 한 가지 물건을 수집해보자.

/이세기 삼죽초 교사

※위 창의융합교실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