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오늘은 여고생으로'
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깜짝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재학 중인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여고생 골퍼 최혜진(18)이 20일 부산 학산여고로 금의환향했다.

학산여고 3학년 4반인 최혜진은 바쁜 일정 속에 잠시 시간을 내 학교를 찾았다.

교내 합창대회가 예정된 대강당에 최혜진이 들어서자 후배 400여명이 "최혜진! 최혜진! 최혜진!"을 외치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최혜진은 후배들의 손을 잡아주며 무대 위로 향한 뒤 약간 수줍은 표정으로 인사말을 했다.

최혜진은 "국가대표팀 훈련과 시합으로 바쁘게 생활했는데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번 시합을 계기로 더욱 노력해 세계에서 제일 가는 선수가 되겠다. 여러분들도 학산여고에서 꿈을 이루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어떻게 골프를 시작하게 됐냐는 후배들의 질문에 그는 "부모님이 골프를 좋아하셔서 골프장에 따라갔다가 초등학교 3학년 열 살 때부터 골프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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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깜짝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재학 중인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의 환영에 환한 미소로 보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릉선수촌에 가봤느냐"는 질문에 최혜진이 "태릉선수촌에 가봤다"고 대답하자 곳곳에서 "우와∼우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학교 교무실도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

교사와 교직원, 재학생 등 수십 명이 A4용지, 수첩, 모자, 부채, 골프공 등을 든 채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사인을 받은 2학년 안예랑(17) 양은 "언니가 TV에 나온 것을 잘 봤다"며 "골프를 좋아하시는 엄마와 아빠에게 자랑하고 싶다"며 해맑게 웃었다.

전정호(60) 교감은 30대 아들의 부탁으로 붉은색 힙합 모자에 최혜진의 사인을 받기도 했다.

학산여고 예체능교육부 조영석 부장은 "혜진이가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룬 게 아니라 꾸준한 99% 노력의 결과"라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3학년 4반 친구들도 최혜진을 반갑게 맞았다.

최혜진은 친구들에게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줄게"라고 약속했다.

같은 반 김승빈(17) 양은 "이렇게 잘된 모습을 보니 부럽고 자랑스럽다"며 "나도 혜진이처럼 더 열심히 해서 무용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오는 21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김석준 교육감의 표창장을 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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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참가해 깜짝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가 20일 오전 재학 중인 부산 동래구 학산여자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