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투성이 자동차
지난 23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른 인천지역에 이틀째 장맛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침수 피해를 입은 인천 남동구 간석동 한 빌라 지하 주차장에 침수 차량이 엉켜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에 이틀간 집중된 폭우로 저지대는 주택 침수가 일어난 반면 고층 아파트는 승강기 고장으로 노인, 어린이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구 경서동 청라 SK뷰는 지난 23일 오전께 폭우로 인해 9개 동 중 6개 동의 승강기가 멈춰 24일 밤까지 복구 작업을 벌였다.

특히 SK뷰 고층에 거주하는 주민의 경우 주말에 이어 월요일까지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아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려야 했다. 특히 장애인과 어린이, 환자 등 보행 약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 아파트 13층에 거주하는 주민 이준행(47)씨는 "고등학교 3학년 아이가 발이 부러져 목발을 짚고 계단을 이용하는 바람에 이틀간 고생을 했다"며 "6년간 살면서 이런 일이 처음인데 단순 하자로 보기에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곳 아파트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사이로 물이 들어가면서 고장이 난 것 같다"며 "오늘(24일) 밤까지 모두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서동 동문굿모닝힐 아파트(30층) 역시 23일 오전부터 7개 동 중 2개 동의 승강기가 고장이 나 복구 중이다. 이날 아파트 내 노인정에서 만난 주민들은 "20층 이상에 사는 2개 동 노인들은 이틀째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며 "무릎이 아파서 걷기도 어려운데 23층 사는 노인은 아예 내려오지 못해 갇혀 있어 빨리 복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3일 오전께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이차면서 승용차를 지상으로 옮기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황급히 차를 옮기는 등 난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고 57층 높이의 경서동 더샵레이크파크, 25층 높이의 힐데스하임도 일부 동에서 승강기에 고장이 발생했다.

한편 지난 3월 말 개통한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북항터널은 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침수된 지 이틀이 지나도록 복구작업을 완료하지 못해 양방향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24일 인천김포고속도로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9시14분께 중구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내 북항터널 5.5㎞ 중 200여m가 침수됐다. 인천김포고속도로 자체 조사 결과, 국도에서 물이 넘어온 데다가 일시적으로 강우량이 집중돼 전기실이 침수됐고 배수펌프가 잘못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김포고속도로 주식회사 관계자는 "지하에 매설된 배수펌프를 가동하고 복구 인력을 총동원해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