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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 차병원·광주 '나눔의 집' 역사관서
피해할머니·유족등 참석 마지막길 배웅


"너무 억울하고 분하지만 이제 편안하게 웃으면서 잘 가세요."

지난 23일 향년 91세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영결식이 25일 오전 성남시 분당차병원과 광주시 나눔의 집 역사관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불교식 발인제로 시작, 고인이 머문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으로 이동해 노제를 지내는 순서로 진행됐다.

노제에는 유족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임종성 의원,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 박종문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등 지인, 학생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나눔의 집 원행 스님은 추모사에서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는 평소의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반드시 당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올바른 역사와 인권을 알리기 위해 당당하고 용감하게 증언을 한 당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여성인권 활동가로 기억하겠다"고 고인의 뜻을 기렸다.

노제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는 "군자 씨, 우리가 왜 이렇게 당하고 울어야 합니까. 너무 억울하고 분하지만 이제 편안하게 웃으면서 잘 가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1시간여 이어진 이 날 노제에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 9명 중 박옥선(94) 할머니만 함께 했다. 다른 할머니들은 거동이 불편해 생활관 안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앞세운 노제 행렬이 나눔의 집 생활관 등 고인의 숨결이 어린 곳곳을 들렀다. 유해는 퇴촌성당에서 마지막 미사 후 서울 양재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나눔의 집 법당에 안치된다.

고인은 17살의 나이로 중국 지린 성 훈춘 위안소로 끌려가 일본군의 강압적 '성노예' 생활을 했으며 7차례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고인은 1998년부터 나눔의 집에서 생활했다.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배상금 등을 모아 아름다운재단에 1억원, 퇴촌성당에 1억5천만원, 나눔의 집에 1천만원 등 생전에 모은 2억6천여만원을 전부 기부한 채 영원히 잠들었다.

성남·광주/김규식·권순정기자 sigg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