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의정부동 공구상가 화재, 10일 안양동 아파트 화재, 29일 강원도 고성군차량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화재 당시 자신들의 터전과 차량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소화기를 이용하여 초기 소화 작업에 임하여 연소 확대 방지와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한 시민 소방관들이 탄생한 점이다.
7~8월은 본격적인 휴가 기간이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휴가철 일평균 이동 인구는 359만명에 달한다. 이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이동 수단은 76%가 승용차이고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한 2017년 화재 발생 통계에서 전체 화재에 11%가 차량 화재로 높은 수치를 차지한다.
차량화재의 경우 차내에 소화기가 비치돼 있고 사용방법만 알고 있으면 대부분 초기에 진압해 연소 확대와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차량에 화재가 발생되더라도 경황이 없어 소화기를 사용하기 어렵다. 앞서 소개한 5월 29일 고성군 차량화재 당시에도 지나가던 시민(군인)이 개인 차량용 소화기로 화재를 초기 진화한 사례이다.
현대사회의 각박한 생활 속에서 점점 더 개인주의로 변해가고 있는 가운데에도 앞선 사례들처럼 우리 집이 아닌 남의 집, 지나가던 중 타인의 차량에 화재 발생 시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재산인 소화기를 사용하여 화재를 진압한 의인들, 허나 그들의 내면에는 뿌듯한 마음을 가짐과 동시에 "사용한 소화기는 누가 보상해주나?"라고 하는 보상심리도 사람인 이상 마음에 담을 것이다.
현재 우리 의정부소방서에서는 위의 사례에 기반하여 '소화기 나눔 소방안전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화재 현장에서 개인 재산인 소화기를 사용한 시민들께 소방서에서 표창과 더불어 새 소화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시책이다.
소화기 나눔 시책이 앞으로 널리 퍼진다면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소방 활동 지원으로 초기 소화에 도움을 줄 것이고, 기초소방시설의 중요성 인식 증대로 우리 사회에 안전문화 기반조성과 공공이익이 실현 될 것이다.
끝으로 화재 발생 초기에 누구나가 사용할 수 있는 소화기를 통해 화재진압과 연소 확대를 막는다면 소방차 한대와 맞먹는 효력을 발휘한다. 어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소방관만이 지키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시간이 아닐까 싶다.
/이경호 의정부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