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뉴스나 신문은 휴가철 진기한 사연과 풍경을 담기에 바쁘다. 그리고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뉴스도 있다. 바로 '물놀이 안전사고'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놀러간 곳에서 뜻하지 않은 비보를 듣게 된다. 휴가의 즐거움은 한 순간이고, 영원한 악몽으로 남는다.
지난 6월 27일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여름철 물놀이 사고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2011~2015년까지 최근 5년간 익수 등 사망자가 총 175명에 달한다. 해마다 35명의 고귀한 생명이 물놀이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물놀이 사망 사고의 절반은 여름휴가철인 7월 말에서 8월 말 사이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계곡에서 발생한 물놀이 사고는 해수욕장보다 인명피해가 높았다. 특히 계곡은 지역 특성상 다양한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살펴본다.
첫째,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 때문에 갑자기 깊어지는 등 수심이 불규칙해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둘째, 계곡은 예상치 못하게 유속이 갑자기 빨라지기 때문에 물에 휩쓸려 내려갈 위험이 매우 크다. 주변에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는 곳에서 물놀이를 해야 한다.
셋째, 계곡에서는 보이지 않은 물속 바위에 머리를 부딪칠 수 있어 다이빙은 절대 안된다. 물속 바위에 부딪치면 머리와 척추에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계곡은 자연환경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날카로운 돌이나 나뭇가지, 깨진 유리병 등에 발을 베일 수 있고, 이끼에 미끄러질 수 있어 신발 착용은 필수다.
휴가철에는 평소보다 자유롭고 들뜬 마음에 자칫 작은 일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수칙 지키기는 필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당연하고, 다 아는 말이라며 무심코 흘리고 만다. 또 나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안전 불감증도 마음속에 내재 돼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조프스키는 자신의 저서 '안전의 원칙'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는 위협이 불가피하게 출현하더라도 그에 대처하는 일은 우리 인간의 몫이다. 얼마든지 예측 가능한 위험에 대한 책임은 일을 당한 뒤 어떤 행동을 취했느냐가 아니라 예방 조치를 마련하는데 태만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물놀이 안전수칙 지키기'는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이 시대 수 천 번을 말해도 과하지 않다고 본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즐거운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물놀이 안전수칙을 꼭 짚어 보라고 권고한다.
/김창대 소방안전협회 경기북부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