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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유의 시인'이자 '사랑의 시인'이라 불리는 김병호 시인이 세번째 시집 '백핸드 발리(문학수첩 펴냄)'를 출간했다.

그는 2013년 두번째 시집 '밤새 이상을 읽다'로 "한결 같은 인간 존재 형식의 보편성을 수습해 낼 뿐만 아니라 일정하게 서사적 계기에 대한 관심을 통해 우리 시대의 서정 원리를 심화하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제8회 윤동주 문학대상에서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흔히 '은유'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수사법으로 평가받던 '직유'와 서정이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신선한 시적 효과를 자아낼 수 있는지 정확히 구사함으로써 '직유의 시인'으로 거듭났다.

이번 시집 '백핸드 발리'는 새로운 시대의 감수성을 반영하고 정신적 가치를 담고자 노력해온 계간 '시인수첩'이 엄선해서 선정한 '시인수첩 시인선'의 세번째 시집으로 출간됐다.

그는 또래의 시인들이 '미래파'의 세례 속에서 주목을 받고, 모더니즘의 확장된 경계에서 시작업을 하고 있을 때, 세류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만의 시세계를 개척하고 있다.

그렇다고 고답적 전통주의 서정에 얽매여 있는 것도 아니다. 행간에서는 1980년대 '시운동' 동인들이 보여주었던 밀도와 긴장의 정신이 보이기도 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자아에 대한 성찰과 상상력으로 내면의 풍경을 베껴내는 품이 예사롭지 않다.

/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