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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김정은을 '핵 중독자(nuclear addict)'로 낙인찍었다. 그밖에도 김정은을 비하하는 말은 여러 가지다. donkey(당나귀→얼간이, 바보), airhead(낙하 교두보→빈 머리통), fruitcake(말린 포도, 호두과자→제정신이 아닌) 등. 그는 국제 언론(신문)의 단골 캐리커처(戱畵) 감이고 패러디(풍자, 조롱) 감이다. 2014년 지구촌 화제를 부른 미국의 김정은 암살 코미디 영화까지는 들추지 않더라도 형님(大哥→따꺼)나라, 혈맹 국가 중국에서까지도 김정은 풍자 동영상이 인터넷에 확산된 적이 있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가 나란히 익살스런 춤을 추다가 김정은의 바짓가랑이가 벗겨지는 모습의 영상이었다. 작년 1월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 표지엔 또 김정은 아이가 미사일과 탱크, 전폭기 등 모형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이 실려 눈길을 끌었고 작년 4월 중국 상하이엔 김정은 아이스크림 '싼판(뚱보 3세)'이 등장해 화제를 불렀다.

문제는 그런 국제적 놀림가마리, 패러디 단골 모델인 뚱보 청년 김정은에게 국제사회와 유엔이 언제까지, 얼마나 더 농락을 당하며 끌려 다녀야 하느냐 그 점이다. 두 번째 발사 성공이라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28일 한밤중 자강도 무평(舞坪)리에서 쏴 올렸고 시기도 남측이 예상했던 휴전협정일(북측은 전승절)인 27일을 넘겼다. 다음 발사도 언제 어디일지 모른다. 그런데 발사 명령서인 김정은의 육필, 비바람에 냅다 쓸린 듯한 글씨만 봐도 그의 괴팍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발사 이유를 '분별없는 미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극히 무모하고 위험한 장난'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일보도 29일 북한의 2차 ICBM 발사 성공을 보도했다. '대륙간'을 洲際(주제), 탄도미사일을 '彈道導彈(탄도도탄)'이라고 한다.

제프 데이비드 미 국방부 대변인은 90도에 가까운 압축 발사각도로 쏴 올린 이번 2차 ICBM을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으로 공식 인정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사드 추가배치와 한미연합군 전력 강화, 독자제재까지 언급했다. 이제 한반도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지난 4월 위기설이 8월 위기설로 부활했다. 김정은이 문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