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이 서도면 주문도에 100억원을 들여 새로 조성한 선착장이 준공 이후 특별한 운영계획 없이 낮잠만 자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31일 강화군과 주문도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국비와 시비, 군비 95억원을 들여 7월 중순 서도면 주문도 남단(살고지)에 선착장을 조성했다.

이 사업은 하루 2차례만 왕복하는 정기운행 여객선의 단축노선을 개발해 섬 주민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됐다. 주문도, 아차도, 볼음도로 구성된 서도면은 강화군 외포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에 의지해 육지를 오가고 있다.

이 여객선은 외포항에서 출발해 석모도 남단을 돌아 가장 북쪽에 있는 볼음도를 먼저 들렀다가 아차도, 주문도를 차례로 기항한다.

주문도는 거리상으로는 외포항과 가장 가깝지만 다른 섬을 들렀다가 가야 해 1시간 40분가량이 소요된다. 이에 강화군은 외포항에서 가장 단거리로 갈 수 있는 주문도 살고지에 선착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2009년 사업에 착수해 최근 선착장을 준공했다. 외포항에서 살고지 선착장은 한 시간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공사가 준공됐음에도 항로 변경 추진이나 대합실, 수도, 전기시설 등 부대시설 설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선착장이 방치되고 있다. 주민들은 선착장 진입도로 공사 당시 수도 관로 매설이 계획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자체 예산을 들여 수도관을 묻기도 했다.

주민들은 기존 노선인 '볼음-아차-주문'이 '주문-아차-볼음'으로 변경될 경우 볼음도 주민들의 역 민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항로 변경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종철 주문도 발전협의회장은 "여객선이 살고지 선착장을 불과 100여m 앞둔 곳에서 방향을 틀어 위로 올라가고 있다"며 "100억원을 들이고도 못 쓰는 선착장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강화군은 살고지 선착장이 향후 '볼음~아차~주문도 연도교' 사업에 대비해 조성한 것이지 당장 사용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문제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살고지 선착장은 연도교 사업을 하면 사용하려고 만들었는데 아직 사업이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해 일단 기다리고 있다"며 "연도교 사업이 마무리되면 살고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