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US오픈 등 4대 메이저를 비롯해 크고 작은 대회가 세계 곳곳에서 연중 열리고 있는데 그중 가장 권위있고 전통이 있는 대회는 단연 윔블던이고, 모든 선수는 윔블던 우승을 가장 명예로운 일로 꼽는다.
그렇다면 왜 윔블던은 가장 권위있고 전통있는 대회가 된 것일까? 영국이 테니스 종주국이라서? 천연잔디코트 경기여서? 상금이 많아서?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세상이 바뀌어 가도 윔블던만의 전통과 원칙을 고수하고, 이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수많은 조연들의 헌신 덕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타 대회에서도 대회의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윔블던의 철저한 준비과정과 경기에서의 엄격한 기준 적용은 매우 특별하다. 대회가 시작되기 오래전부터 심판들은 실제 시합에서 판정오류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다양한 가상 시나리오로 수차례 판정 연습을 하고, 볼퍼슨들 조차도 원활한 경기진행을 위해 체력훈련과 공 줍는 연습을 수없이 반복한다.
경기에서 심판 권위를 위해 주심은 정장을, 선심들은 셔츠에 타이를, 볼퍼슨들은 단정한 유니폼을 착용한다. 경기 직전에는 참가선수들이 윔블던 상징의 하나인 올 화이트의 드레스 코드를 지켰는지 신발과 속옷까지 검사하며, 규정에 어긋날 경우 복장을 갖출 때까지 경기장에 입장시키지 않고 실제 경기에서도 규칙을 어기는 선수에 대해 엄격한 룰을 예외 없이 적용한다.
하지만 전통을 강조하는 윔블던이라 해도 꼭 과거의 방식만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주요 테니스대회에서는 호크아이라는 비디오 판독시스템을 통해 오심에 대한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윔블던도 이를 받아들여 활용하고 있다. 전통도 좋지만 선수들의 실력이 오심으로 인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실에 근거한 공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윔블던 조직위원회와 우리 선거관리위원회가 닮은 점이 있다고 느꼈다. 대회를 위해 심판과 볼퍼슨이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위원회에서는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선거가 있기 오래전부터 선거의 심판과 볼퍼슨 역할을 하는 위원·직원·공정선거지원단은 물론 투·개표사무원 등 선거사무관계자에 대한 교육과 사전투표를 포함한 투·개표 모의시험 등 완벽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한다. 또한 윔블던에서 공정한 판단을 위해 호크아이를 활용하는 것처럼 위법한 선거운동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증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사이버자동검색시스템, 디지털포렌식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윔블던의 치밀한 준비와 진행보다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대회에 볼퍼슨으로라도 참가하면 이를 큰 영광으로 여기고 또한 인정해주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상식에서 협회장인 영국 여왕의 부군은 가장 먼저 볼퍼슨의 노고를 치하하고, 심판에게 감사패를 증정한다. 대회 개최의 밑거름이 된 이들의 노고를 인정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많은 조력자가 있기에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갑작스럽게 실시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도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해 주신 덕분에 아무 탈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치단체 공무원을 비롯해 우체국 관계자, 각종 선거관리용품의 수급과 공보발송 작업을 담당하신 분들, 참관인 등 아름다운 선거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신 모든 선거사무관계자의 열정과 헌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권민정 성남시 수정구선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