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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서울교대생들과 면담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대생들이 '최소 선발인원 550여명 보장' 등을 촉구하며 초등교사 선발인원 급감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 700여명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된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교대 학생대표 간 면담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면담이 시작되기 1시간 30분 전부터 모여 '정책실패 책임져라' 등의 손팻말을 든 채 교육청을 압박했다.

교대생들은 "서울교대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국가가 설립한 대학인데 졸업생의 절반도 초등교원이 될 수 없는 것은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정책"이라며 "적어도 졸업생만큼의 선발 인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대생들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550여명'이라는 숫자는 서울교대와 이화여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졸업생 등을 감안한 숫자다.

임용시험을 앞둔 4학년 학생은 올해 서울교대가 395명, 이대 초등교육과가 41명,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가 123명이다. 한국교원대는 충북 청주시에 있지만, 서울에 연고가 있는 일부 학생은 서울지역 임용시험에 응시한다.

이날 조희연 교육감을 만난 학생들은 조만간 교육부에 면담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문제해결을 위해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교대와 초등교육과 학생들로 구성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이르면 다음주 광화문광장 등 도심에서 대규모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교대 학생대표들과 만나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과 만나고 청와대에도 공식적으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데 노력하는 등의 4개항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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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교대생들이 2018학년도 초등교사 선발 인원 대폭 축소에 항의하며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조 교육감은 "이유를 막론하고 교원수급정책 때문에 어려움을 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책 최종결정권이 교육부에 있지만 교육청도 큰 책임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공약인 1교실 2교사 수업제가 조금은 희망을 갖게하는 부분"이라며 "이를 하려면 교원 1만5천명을 증원해야 하는데 이 방안을 포함해 어떤 해결방안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간제교사의 정교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초등교사 선발 인원을 줄였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기간제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이 임용시험준비생의 기회를 뺏을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시작 이틀 만에 1만2천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교육청 측은 "교사정원이 늘지 않으면 초등교사 선발인원 증가도 어렵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교원단체들은 이날 초등교사 선발·정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김재철 대변인은 "교원수급 정책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함께 짜는 것으로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넘기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면서 "선발인원 감소가 필요하다면 6∼7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교사정원을 늘리지 않는 가운데 초등교사 선발인원만 증가시키면 결국 임용대기자를 양산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학생 수가 줄더라고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사는 증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